구제역아 멈추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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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아 멈추어다오
  • 최동철
  • 승인 2017.02.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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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우리 고장, 보은에서 올 첫 구제역이 발생해 ‘불명예’의 명성을 전국에 알렸다. 더욱이 전국 9곳 발병지역에서 7곳이나 위치하고 일이삼일 간격으로 확산 발생해 씁쓰레한 유명세가 더 해지고 있다.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는 명분도 당분간 잃게 됐다.

구제역으로 이제까지 살처분하여 매몰한 젖소와 한우는 1천여 마리에 육박한다. 구제역 확진 판정받은 병든 소는 그렇다 쳐도 같은 농장 또는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온 인접농장에서 사육됐다는 이유만으로 멀쩡한 소, 수 백 마리는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했다.

당국이 구제역 판정을 받지 않은 소까지 매몰하는 초강력 대응에 나선 것은 우선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내자는 의미 외에 청정국가 지위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서다. 청정국가 지위란 한 국가에서 6개월 동안 구제역이 발병된 적이 없으면 얻게 되는 지위다.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인정받은 지위가 없으면 식육 수출이 원천적 봉쇄된다. 다시 획득하려면 3개월 동안 구제역 발생이 없어야 한다. 다만 백신을 사용했다면 6개월 후에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발굽달린 동물끼리만 전염된다. 사람의 독감 같은 유행성 질환이랄 수 있다. 감염된 동물도 1~2주 정도 지나면 면역력이 생겨 스스로 낫기도 한다. 성장한 소의 구제역 폐사율은 5%이내다. 돼지는 전염력은 크지만 소보다 내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확률이 낮기 때문에 자연 방목 상태에서 구제역은 심각한 병이 아니었다. 인간의 탐욕으로 밀집 사육하는 공장형 축사가 확산되면서 위험천만한 질병으로 인식된 것이다. 어쩜 구제역보다 마구잡이식 가축매몰이 환경오염과 2차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성을 더 높일 수 있다.

구제역이 발생하면 그 자체보다 뒤처리와 그로인한 후유증이 더 두려워지는 이유다. 실제 사상 최악의 구제역 파동을 겪었던 2011년 때만해도 한 농가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소는 반경 500m, 돼지는 2Km 내의 모든 우제류를 살처분하여 매몰했다.

보통 주사제로 안락사를 시킨 뒤 매몰했지만 당시는 양이 워낙 많아서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돼지를 그대로 땅속으로 밀어 넣어 매몰했던 경우도 있었다. 몇 년이 지났지만 그곳 매몰지는 침출수 등의 환경관련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육농의 애간장을 끓이게 하는 구제역 등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은 예방이 최선일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한 피해 농민은 “스포츠만을 제일 우선주의로 내세우는 보은군의 농정 무관심으로 이 같은 구제역이 야기됐다”며 ”평소 방역대책에 대한 논의를 기울였으면 구제역 발생과 확산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 아니냐“며 한숨짓기도 했다.
어쨌든 현재로선 구제역 확산이 멈추어주길 바라는 것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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