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지명 600년을 기해
군지발간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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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지명 600년을 기해
군지발간에 대한 소고(小考)
  • 보은향토문화연구회 회장 김홍춘
  • 승인 2016.11.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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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향토문화연구회 회장 김홍춘
금년 12월에 보은지명 600년을 즈음한 보은군지가 발간될 예정이다. 보통 군지는 20년을 전후해 발간되는 추세이다. 보은군도 1970년과 1994년 발간하였으니 22년 만에 군지가 발간되는 것이다.
군지에 대한 중요성은 역사, 인물 사회전반에 대한 기록물이기에 소홀히 대할 수가 없다. 설화나 씨족의 영향력에 의해 꾸며진 기록이 기재된다면 참으로 다음 세대에 큰 죄를 짓는 것과 같을 것이다.
홍길주(洪吉周)가 보은 원님으로 재임할 때 이야기다, 고을 효자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니 판에 박은 듯이 눈 속에서 죽순이 솟거나 얼음 속에서 잉어가 솟고 꿩은 부르기도 전에 방안으로 날아들며 호랑이가 제 스스로 무덤을 지켰다는 이야기뿐이었지만 유독 평범해서 특이한 효자가 한 사람 있었다.
구이천(具爾天)은 학문이 깊고 행실이 도타웠다. 부모를 정성을 다해 모셨다. 그 뿐이었다. 이상하거나 놀랄만한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또한 그를 칭찬한 사람들은 그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었다. 선대의 유언에 따라 구씨의 효장(孝狀)은 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글을 다 읽은 홍길주(洪吉周)는 아전을 시켜 후손에게 돌려주라 하였으나 아전은 무심코 그것을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그만 화재가 발생하였고 다른 기록은 모두 탔는데 구씨 효장만 말짱했다. 순찰사에게 이 일을 얘기하자 웃으며 말하기를 효장을 보면 몇 줄 읽기도 전에 잉어도 나오고 호랑이가 뛰어나오니 화가나서 땅에 집어 던지고 싶었다고 말하면서 참으로 ‘진정한 효자다’라고 말했다.
홍길주는 보은군효장재기(報恩郡孝狀재記)에 나온다. 그는 글 끝에 이렇게 썼다. “아 불에도 정말 지각이 있단 말인가? 화진유지(火眞有知)이다.
다산의 효자론(孝子論)에서도 사람마다 기호가 다른데 효자의 부모들은 어쩌면 꿩과 잉어, 자라, 눈속의 죽순만 찾는지 모르겠다고 나무랐다. 저들은 부모의 죽음을 이용해 세상을 진동시킬 명예를 도둑질하니 또한 어찌된 셈인가? 이는 “부모를 빙자해 명예를 훔치고 부역을 도피하며 간사한 말을 꾸며 세상과 임금을 속이는 자들이다”하고 설파했다.
당시의 사회상은 가짜 효자, 조작된 열녀가 워낙 많았다는 이야기다. 평범한 효열(孝烈)로는 경쟁력이 없다보니 그 내용도 갈수록 엽기적으로 변해간 모양이다.
금번 발간되는 보은군지는 고대의 인물이나 근대의 인물, 생존해 있는 우리 주변사람들이 기록된다면 적어도 중지의 군민이 공감하는 기록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 군민 모두도 발간되는 군지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사전 열람과 문의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훗날 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는 군지의 탄생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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