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지방자치 스물한 돌
상태바
보은군 지방자치 스물한 돌
  • 최동철
  • 승인 2016.10.27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6>
낼 모레(29일)는 ‘지방자치의 날’이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가 시작되었으니 이제 스물 한돌 째다. 예기(禮記) 곡례편에 20살이 되면 ‘아직 기골이 장대한 장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사람 구실을 하는 젊은이로 갓을 쓴다’하여 약관(弱冠)이라 칭한다. 비로소 어른이 됐다는 의미다.

여기에 한 해가 더 보태졌다.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가 됐다. 하지만 ‘마음속의 사랑은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지/ 그것은 숱한 한숨과/ 끝없는 슬픔의 대가이지’라고 읊었던 A. E. 하우스먼의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의 시구처럼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치행정을 꿈꿨던 숱한 사람들의 한숨과 노력과 용기가 뒷받침했다. 풀뿌리라 불리는 민초들의 현명한 판단이 오늘날을 도출해 냈다. 그간 네 명의 군수와 보다 훨씬 많은 수의 의회의원들이 지역주민의 선택을 받아 보은군 발전에 힘을 쏟았다.

지방자치의 개념에는 ‘주민자치’와 ‘단체자치’의 두 유형이 있다. 주민자치는 지역민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자신의 책임 하에 행하여지는 자치행위다. 단체자치는 국가에서 독립한 법인격을 가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지방적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것을 지방자치로 본다.

현행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두 유형의 장단점을 복합해 지방적 행정사무를 지방단체에 맡겨 지방주민 뜻에 따라 처리하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의 지방자치는 대부분 재정자립이 아직도 열악해 재정을 쥔 중앙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불완전 구조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행정자치부가 기초 시·군에 나눠주는 조정교부금과 관련, 현행 인구수, 재정능력, 징수실적 간 배분비율을 5, 2, 3에서 4, 3, 3 방식으로 조정했다. 인구수보다 재정능력을 감안해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 지방교부금을 더 주겠다는 뜻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성남시 등 6개 불교부단체는 반대했지만 보은군 입장에서는 다행스런 개정안이었다. 다만 정부가 진정 지방재정 악화를 걱정하고 지방자치를 발전시키려면 ‘8대 2’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 근본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행정자치부의 ‘2016년 재정자립도 현황’을 보면 보은군은 10.2%로 나타났다. 전국 243개 지자체 중 꼴찌에서 5번째다. 238등이란 의미다. 물론 충북 내에서도 꼴찌다. 지방자치 스물한 돌, 우리의 초라한 성적표다.

헌데 재정상태가 이 지경인데도 보은군과 의회는 자꾸 돈 쓸 생각만 한다. 마치 습관성 흡연자와 같다. 하지만 어쩌랴. 그들을 뽑은 건 우리다. 지방자치시대 지방 주민인 우리의 책임도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임기 동안 믿고 힘을 보태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하기야 군수를 비롯해 군 의원들도 자기를 뽑아준 주민에게 무언가 보여주려 노력 할 것이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뭐라도 더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고파서 지역 발전에 머리를 싸매고 고뇌하며 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 스물한 돌, 정녕 그러리라 믿고 싶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