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상징, ‘까치’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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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상징, ‘까치’에 대한 고찰
  • 최동철
  • 승인 2016.10.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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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각각의 상징물이 있다. 향토색 짙은 특산물이나 지역특성과 연관된 느낌의 동물 등이 그 상징물이다. 주민들의 애향심을 북돋우고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데 나름의 용도로 활용된다.

보은군 상징물은 ‘개나리’, ‘대추나무’, ‘까치’다. 개나리는 241개 광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42개 곳에서 상징 꽃으로 지정했다. 반면 대추나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보은군만이 ‘상징 목’으로 삼고 있다. 대외적으로 대추 특산지 임을 표방하게 된 상징물이 됐다.

허나 상징 새인 까치의 경우는 ‘대추나무’만큼 의미의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까치는 무려 85개 자치단체에서 ‘상징 새’로 지정해 활용되고 있다. 지역적 같은 범주의 충북도를 위시해 청주, 진천, 괴산, 음성, 단양 등도 한결같이 ‘까치’를 내세우고 있다.

희망과 희소식을 전해주는 길조(吉鳥)로서, 뱀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을 위해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새라는 의미에서 자치단체마다 ‘상징 새’로 까치를 정한 때문이다. 아마 보은군도 마찬가지 이유 등으로 까치를 정했을 것이다.

헌데 길조인 줄 알았던 까치가 해조(害鳥)로 밝혀졌다. 까마귀 과의 까치는 잡식성이다. 다른 새의 알은 물론 새끼, 쥐·뱀·개구리·올챙이·작은 물고기 등과 사체의 동물성과 쌀·보리·콩·감자·사과·배·복숭아·포도·버찌 등을 가리지 않고 먹어 치운다.

최근 국회자료에 따르면 농작물에 해를 끼쳐 포획된 유해야생동물 10마리 중 6마리가 까치였다. 5년 동안 포획된 유해동물 168만 마리 중 까치가 102만 마리에 달했다. 고라니, 멧돼지, 오리 류, 꿩, 청설모 보다 압도적인 수적 우위였다.

지난 2013년 10월, 보은군의 랜드마크라 할 ‘보은대교’개통식이 있었다. 다리의 특색은 난간의 경관조형물이었다. 아름다운 곡선 문양이다. 당초 설계자는 보은군의 상징인 ‘까치’의 날개를 염두에 두고 형상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다소의 논란이 일었다. 농업군을 표방하는 보은군에서 농산물을 해치는 해조인 까치를 내세울 수 있느냐는 것 등이었다. 대뜸 정상혁 군수가 나서서 뜬금없이 ‘매미 날개’형상이라고 주장했고 곧 그대로 됐다.

즉, 매미날개 형상은 조선시대 임금과 신하가 사무를 볼 때 썼던 모자인 익선관을 의미한다. 고로 다리를 건널 때마다 문(文), 청(淸), 염(廉), 검(儉), 신(信) 등 다섯 가지 덕목을 잊지 말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장황한 설명도 내놓았다. 어쨌든 한편의 아이러니였다.

보은군의 상징이라 내세운 ‘까치’가 활용할 의미를 잃었다면 군민의 의견을 묻고 집약해 바꾸면 된다. 은혜를 갚는 새에는 ‘제비’도 있다. 철새지만 친근감이 있다. 육식성이어서 봄철 농작물을 해치는 각종 해충의 성충과 유충을 잡아먹는다.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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