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기회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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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기회를 주자
  • 이영란 (청주사직초등학교 교장)
  • 승인 2016.09.08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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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만의 시내탈출이다. 무더운 여름에 공사(工事)와 출장(出張)과 연수(硏修)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가까운 진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반가운 친구들은 모두 공직을 떠나 자유스러운 생활과 손자 손녀를 돌보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은 가정이야기, 손자 이야기, 그동안 겪었던 사회생활 이야기로 저마다의 생각을 피력하는 토론의 장이 되기도 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 중에 입담 좋은 친구의 이야기 중에 옛날에는 여자가 잘 살려면 세 남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데 어려서는 아빠의 말, 결혼해서는 남편의 말, 나이가 들어서는 아들의 말을 잘 따라야 하지만 지금은 남자가 잘 살려면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단다. 어려서는 엄마, 결혼해서는 아내, 늙어서는 딸의 말을 잘 들어야 가정이 편하단다. 거기에 하나를 더 보태면 네비게이션의 카랑카랑한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가는 길이 편하다는 말에 모두가 박장대소 하였다. 문득 어느 방송에서 강의한 여자의 위대한 세 가지 능력이 생각났다.
여자들의 능력 중에 뛰어난 것이 관계의 능력이라 한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근감을 가지고 잘 접근하는 능력이다. 많은 남자 중에 한 여자는 여행도 같이 가고 함께 일 할 수 있지만 많은 여자 중의 한 남자는 함께 어울리지 못한단다. 경로당에 가면 더욱 뚜렷해지는 현상으로 주도권이 완전 여자라 한다. 여자들은 모이는 즉시 생년월일을 따져 언니, 동생으로 호칭이 바뀌고, 역할 분담도 정해져 작은 사회 집단을 만들어 관계적 능력을 발휘한단다. 맞는 말이다. 학교에서도 여자들이 더 씩씩하고 자기의 의견도 6하 원칙에 맞추어 잘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을 만든 조물주가 힘은 남자에게 입담은 여자에게 준 선물이란 생각이 든다.
초감각적 능력은 누구도 따라 갈 수 없는 여자들의 감성이라 한다. 즉 눈치가 빠르다는 이야기다. 남자들이 출세를 하려면 상사의 마음을 잘 알고 상사보다 한 발자국 앞서 최상의 서비스에 본인의 능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거기에 하나를 더 보태면 아내의 노력이 보태지면 금상첨화란다. 아픈 마음, 고마운 마음, 슬픈 마음을 적재적소에서 잘 표현하는 감각적 능력은 위대한 인간 유산을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한다.
말 잘하는 능력은 요사이 많이 볼 수 있는 텔레비전 방송에서 우리들이 흔하게 느낄 수 있다. 시어머니의 문제가 나오면 친정어머니에 대한 반론을 남자들이 말할 사이도 없이 폭풍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통쾌하다는 것보다는 순발력에 놀랄 지경이다. 지금은 학교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예전에는 남성들이 휩쓸었던 관리자는 물론 채용시험에도 여자의 합격률이 높고, 가정에서도 엄마나 아내의 발언권이 세어진 것을 보면 뛰어난 세 가지의 능력도 있지만, 때맞추어 변하는 사회 현상 같다.
세월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다 한다. 현재에 충실하면 과거는 잘 잘못에 대한 평가가 되며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동기라 한다. 이럴 때 우리는 여러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배려심도 발휘해야 한다. 나보다는 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나와 네가 합쳐 우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가? 바닷가의 모래알이 해수욕장이라는 사업으로 여름에만 인기가 있고, 나만의 이득을 추구하는 사람보다는 진흙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서로를 이해하며 계절에 맞도록 봄에는 씨앗을 품고, 여름에는 물을 품어 식물의 풍성함을 만들고, 가을에는 햇볕을 품어 열매를 익게 하면서 서로에게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멋진 사람이 필요하다. 기회를 준다는 것은 관계의 능력, 감성의 능력, 말 잘하는 능력을 잘 조화시켜 원만한 삶이되도록 하는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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