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간다
상태바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간다
  • 최동철
  • 승인 2016.08.18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7>
세상 온갖 것은 꽉 차면 기운다. 제 아무리 살인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이제 꺾일 때가 됐다. 입추와 말복이 지났고 낼모레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다. 이제 곧 서늘한 기운이 압도해 올 것이다. 결국,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가는 게 세상 이치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1997년, ‘문민정부’라 일컬어지는 김영삼 정권은 아이엠에프(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정권 중반까지는 ‘부정부패 척결과 정경의 검은 돈거래 유착 단절, 부동산 탈세와 투기방지’ 등 금융·부동산실명제 전격 실시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헌데 우리의 경제상태를 과신하고 또 자신의 통치업적을 보다 높이려는 과욕에서 큰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세계 경제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선뜻 가입해버렸다. 자신의 통치력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선진국이 됐으니 책임과 의무가 뒤따랐다.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던 국내시장을 급속히 개방해야 했고 엄청난 자본의 국내외 유출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초래한 단초가 됐다. 대기업 연쇄 부도 사태로 숱한 국민들이 직장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다.

외국 금융기관의 부채 상환 요구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바닥나고 말았다. 1997년 11월22일 김영삼 대통령은 'IMF에 구제금융 신청‘이라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 뒤 만 18년째가 되는 지난 해 11월22일, 같은 날에 공교롭게도 그는 서거했다.

한 국가가 보유한 외환이 부족해 해외결재를 못할 정도의 경제위기가 왔을 때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세 가지다. 디폴트(국가부도)선언, 모라토리엄(지불유예)선언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이다.

디폴트는 빚을 못 갚겠으니 배를 째든 맘대로 하라는 것이다. 모라토리엄은 지금은 돈이 없어 못 주겠고, 나중에 돈 생기면 갚겠다는 것이다. 부존자원 없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신용을 잃으면 경제 체제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에 구제금융을 택해야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로 여야 정권교체를 이루었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 통수권자는 아이엠에프였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IMF 한국사무소’간판이 내걸렸다. 이후 한국 경제와 관련된 모든 일을 사사건건 감독하고 지시했다.

이 와중에 김대중 정부는 금을 모으고, 국가신인도를 올리고 대북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고 문화 한류의 기반을 다졌다. 결과적으로 구제신청 3년8개월 만인 2001년 8월23일 구제액 195억 달러 전액을 상환했다. 아이엠에프 관리체제에서 완전 해방됐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상태를 우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박근혜 정부 2년째에 가계부채가 129%로 늘어났다. 나라살림도 누적 재정적자가 무려 166조에 이른다. 국가채무 역시 늘어나 박근혜 정권 3년차인 지난해 39%가 됐다. 그 때처럼 크게 잘못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든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