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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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재단 이사장
  • 승인 2016.07.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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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에 인과응보는 있는가? 명심보감에 보면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 적불선지가필유여앙(積不善之家必有餘殃).”이라고 하였다. 착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으며 악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사가 그렇지만은 않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성질이 표독하며, 악한 일을 많이 한자, 강도, 도둑놈들이 오히려 더 잘산다는 것이다. 심성이 악독하고 체면눈치 차릴 것 없이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제것을 찾아 먹을줄 아는 자가 현명한 사람들이며 잘산다는 것이다.
자연계에는 환경과의 관계에서 ‘적자생존 부적자 멸망(適者生存 不適者 滅亡)’이라는 진화론적 법칙만이 존재한다. 인간사회처럼 법이나 도덕이나, 선악구분도 없다. ‘죄(罪)’라는 단어도 없다. 오직 힘있는 놈만 살아남아서 자기 유전자를 남긴다. 눈을 번히 뜨고 있는데도 먹이를 훔쳐가고, 상대방을 죽이고 빼앗아 간다. 이것이 인간사회와 자연계가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작금 현실을 보면 인간사와 자연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각종 교통사고에 대한 보상금도 일정 기준도 없이 힘의 논리만 적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말많고 무더기떼로 덤비면서 힘을 과시하는 무리들은 이익을 독차지하고 말없이 처분만 바라는 착한 양심인들에게는 조용하니까 그냥 덮어둔다. 정치가 어찌 이렇게 되어서야 정의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그 좋은 예가 소위 ‘세월호’ 침몰사고가 아니었던가 싶다. 사망한 학생들은 나이로만 볼 때는 국방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사망한 국군장병들보다는 몇 년 더 살수 있는 아까운 나이였다. 그렇지만 국방의 의무수행 중에 희생된 국군장병의 경우와 세월호의 해상사고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나는 세월호 사망학생들에게 지급된 보상금 액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요는 정권을 잡으려는 정치권이 문제이다. 지금도 변함없지만 계기만 되면 무조건 집권층을 흔들어놓아야 유리하다는 계략이 아니었을까? 역사적으로 볼때 임진왜란 전쟁 중에도 당파싸움은 계속되었었다. 그 싸움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때와 지금이 뭐가 달라진게 있는가? 당파싸움의 근거지로 인식되었던 성균관 역시 아직도 서로 한지붕 아래 이웃한 각방에서 똬리를 틀고 은밀히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 일본을 보라. 그들은 언론인들도 일본 국익에 해가 미친다 판단되면 싸움을 그쳐버린다. 우리가 그런가? 그들은 안싸우면 싸움을 붙이고 그것을 구경하며 재미있어(?) 하는 것이나 아닌지? 그런 니전투구 싸움에서 어부지리를 보는 측은 이웃 일본과 중국이다. 남한(대한민국) 내에서 정치권간, 지역간 당파싸움, 또 남북간의 극한적 사상적 당파싸움. 아무도 이런 사태를 걱정도 하지 않는 이런 나라, 당장에 망해버릴것 같은 이 나라가 유지되고 경제대국으로까지 올라선 것이 기적같다.
자연계의 진화론적 법칙은 법이고 도덕이고 없는 무자비한 힘의 논리로 지배된다. 그러나 인간사회에서 그것을 본받아서야 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도 인간사회에서 인과응보는 있고, 또 있어야 한다. 만일 인간사회를 통제하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인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인과응보의 법칙을 유지시키리라 믿는다. 영원히 검증 불가능한 사후세계와 심판을 말하며 무리(떼)들 모집에만 관심을 두는 신이라면 그는 오히려 이기주의에 볼모된 잡신일 뿐이다. 인과응보가 있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재함으로써 죄 없고 정의로운 사회로 변해갈 것이 아닌가?
지금 세상은 착한 사람들이 오히려 바보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이런 세태를 보면서 “말세가 가깝다. 이제 발톱 끝에 까지 온 세상이다.”면서 무슨 종교를 믿어서 사후심판에 대비해야 한다고 서둘러 장삿속을 밝히는 집단도 보인다. 내가 보기에는 그 역시 같은 ‘말세’ 현상으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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