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조엽수림과 보은의 꼬부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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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조엽수림과 보은의 꼬부랑길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6.07.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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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큐슈 최남단에 위치한 미야자키현 아야정이라는 마을이 있다. 인구 7500여명에 불과하지만 지방행정에 있어 독립된 자치단체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벌써 인근 도시와 통.폐합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야정은 1965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자치공민관 제도를 도입해 일본 주민자치의 산실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다.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1960년대 후반 농촌의 공동체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자치공민관제도를 도입하였고 아야정은 이 제도를 선택했다.
이후 아야정은 중앙정부의 자치단체 통폐합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야정이라는 행정단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작은 마을이 살아야 지방자치가 활성화 되는 것이지 통폐합을 통해 규모를 키운다고 지방자치가 발전하지는 않는다” 며 정부의 행정구역 통폐합을 거부했다.
또 하나의 거부가 있었다. 1960년대 일본 주민들이 먹고 살 것이라고는 산림 벌채밖에 없던 아야정에서 국가 시책을 반대하며 국유림을 지켜낸 것이다. 당시 아야정장인 고다 미노루씨는 ‘잘 보전된 자연환경이 미래에는 최고의 자원이 될 것’ 이라며 국가의 국유림 벌목정책에 반기를 들어 약 600만평 면적의 조엽수림을 지켜낸 것이다.
지금은 아야정에는 일본 최대의 조엽수(늘푸른나무) 숲이 있는 곳으로 유명해 졌다. 당시 고다 미노루 정장은 한마디로 무모한 싸움이라고 여겨졌지만 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면서 벌채 계획을 저지할 수 있었다. 결국 지금은 국립공원에 준하는 국정공원으로 지정되어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다.
아야정은 이 조엽수림을 기반으로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지역자원을 이용한 관광과 농업, 스포츠 마케팅 등 도시와 농촌의 교류 공생을 장으로 여기고 있다. 한마디로 아야정의 상징브랜드로 조엽수림으로 대변되고 있었다.
민선 6기 정상혁 군수가 취임하면서 보은군에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말티재와 연계한 꼬부랑길 사업이다. 속리산의 관문인 말티재 정상 인근 산림을 활용한 대규모 휴양밸리 사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몇차례 걸쳐 꼬부랑길 걷기대회를 통해 지역민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업이지만 그 사업의 범위와 규모는 그리 작아 보이지 않는다. 예전엔 접근조차 힘들었던 천연림의 자연환경을 임도를 통해 접근 가능한 휴양시설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은의 자원을 활용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야정과 다르지 않았다.
일본 아야정은 조엽수림 보존이후 1984년 지상 100m가 넘는 높이에 길이 250m에 이르는 설치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인도현수교라는 출렁다리를 조성하면서 조엽수림은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런 반면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천연림을 산림의 활용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꼬부랑길 개발이라는 점에서 아야정 정장과 정 군수가 고집스런 소신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닮아 있었다.
일본 아야정 고다 미루노 정장은 조엽수림을 통해 세계 최고의 현수교와 청정자연의 산물인 아야정을 대표하는 ‘혼모노센터’라는 농산물판매장을 만들어 작지만 강한 자치단체를 만들었다.
민선 6기 정상혁 군수의 휴양밸리 ‘꼬부랑 길’ 사업을 통해 역사에 남을 보은의 미래가치를 위한 사업으로 부상될 수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된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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