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이 스포츠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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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이 스포츠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05.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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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열심히 할 때 키워주고 성원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포츠마케팅은 활성화가 안 돼요.” “지금부터는 스포츠 시설을 짓고 마케팅에 뛰어들면 망해요.” “농민에겐 보조금이 있으나 지역 상인에겐 아무 지원이 없어요. 지자체가 이렇게라도 지원하는 게 옳다고 봐요.”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얘기였다.
보은스포츠파크 완공을 앞두고 ‘보은에서 스포츠대회 유치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산업이다’라는 제목으로 기획취재를 한 이유는 스포츠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타 지자체의 사례분석을 통해 보은군의 좋은 시설이 방치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보은군 역점시책 중 하나인 스포츠마케팅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의도에서였다.
돌아보니 내용을 알차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지만 막상 취재에 들어가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한계와 무능을 절감했다. 겉만 핥고 지면만 메우는데 급급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 취재하겠다고 나선 자체를 후회하기도 몇 번. 이번 취재를 통해 알아보고자 했던 것은 스포츠마케팅을 구사하는 지자체들의 체육시설 및 대회 유치 수준과 분담금, 체육시설 관리비, 대회예산과 파급효과, 평가보고서 유무, 주민체감 등 정보를 파악하고 보은군과 비교해보자 했지만 정보도 대답도 난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과 관계없는 일에 대답할 책무도 없으려니와 진행형인데다 질의자체가 예민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대답도 뭉실하게 돌아왔다. 하기야 보은에서도 매 한가지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보은군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속사정도 속속들이 꿰뚫지 못하면서 다른 경쟁지역 내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자체가 무모했는지 않나 싶기도 하다.
스포츠마케팅을 전략화하고 있는 지자체에서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지자체장의 열의가 각별하다는 점이다. 단체장의 관심, 인맥 정도에 따라 유치 종목이나 시설 규모, 예산의 차이가 난다. 둘째는 모든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체육시설물을 놀리지 않기 위해 스포츠 유치를 활용한다. 넷째는 지역 홍보다. 다섯째는 공무원 주도다.
김천시의 경우 체육시설 사이즈가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한해 예산 8000억, 인구 14만 명인 김천시 종합스포츠타운은 2000년부터 수천억원을 들여 전국에서 손꼽히는 시설을 조성했다. 면적만도 36만㎡인 김천스포츠타운은 보은스포츠파크 21만㎡보다 15만㎡가 더 크다. 수영장은 일본 싱크로팀이 전지훈련지로 택할 정도로 잘 지었다.
스포츠마케팅의 개척자로 알려진 남해군은 최근 대회보다는 동계전지훈련팀 유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이유는 대회 유치를 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분담금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남해스포츠파크(32만㎡)에는 축구장 7면, 야구장 3면, 실내수영장 등이 있는데 관리비와 운영비 때문에 잔디관리에 애를 먹는 눈치다. 전지훈련 유치도 인근 강진, 고성 등 남쪽지역 다수의 지자체가 뛰어들어 남해군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은군보다 크지 않은 청양군은 체육시설이 외소하고 세련미는 덜하지만 마케팅이 알차다. 지극히 평범한 시설에 작년 39개 전국단위 대회를 유치, 3만여명이 청양을 다녀가 인근 지자체들이 부러운 시선을 보내며 곧 뛰어들 태세다. 창녕군은 부곡온천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옆에 스포츠파크를 짓고 감독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천시는 전반적으로 시민들의 스포츠 열기가 뜨거운 고장이다.
끝으로 스포츠마케팅이 단체장 치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시설물들이 진화하면서 앞으로 스포츠마케팅을 시도하는 지자체는 더욱 늘어나고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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