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이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 허브가 됐다
상태바
보은군이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 허브가 됐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04.28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개편되면서 남부3군이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으로 불리는 사연이 흥미롭다. 또 지역구가 넓어져 새 인물의 등장이 그만큼 힘들 수 있겠지만 소지역주의 영향을 덜 타 제일 약세지역이었던 보은에서도 국회의원 후보자 배출이 한결 수월해진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19대 총선까지만 해도 충북 남부권 국회의원 선거구는 보은·옥천·영동이었다. 하나의 선거구인 이들 3개 군이 남부 3군으로 불려온 것은 도청 소재지인 청주를 기준으로 할 때 남쪽에 위치했고, 3개 군이 동일 생활권으로 묶였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지난 13일 치러질 20대 총선부터 중부 4군(증평·진천·음성)에 속했던 괴산이 남부 3군에 합류해 하나의 선거구가 됐다. 선거구 명칭은 도청 소재지를 기준으로 삼아 남부, 중부, 북부 순으로 표기하는 충북도의 행정 건제(建制)에 따라 남부 3군인 보은·옥천·영동 다음에 괴산이 위치하게 됐다고 한다.
괴산이 통합되면서 더는 '남부 3군'이라고 부르기가 힘들게 됐다. 그렇다고 '남부 4군'으로 통칭하지도 못한다. 괴산은 충북의 남부권이 아니라 중부권이기 때문이다. 총선 후보나 유권자들은 선거구를 축약해 부르기가 애매하다며 '보은·옥천·영동·괴산'이라는 4개 군 명칭을 모두 쓰고 있다. 특히 정당이나 후보들은 지역 홀대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구를 부를 때 극히 조심스러워 한다.
충북도가 이런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선거를 2주 앞두고 이 선거구를 '동남 4군'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청주의 동쪽에 위치한 괴산과 남쪽의 보은·옥천·영동을 일컫는 만큼 이 명칭이 적당하다는 얘기다. 괴산이 남부 3군의 뒤쪽에 위치하니 '남동 4군'이라고 하는 것이 적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배려와 존중 차원에서 '동남 4군'에 대한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 3군의 인구가 국회가 정한 인구 하한 기준. 14만명을 밑도는 상황에서 괴산이 합쳐져 독립선거구 유지가 가능하게 된 만큼 괴산을 상징할 '동쪽'을 앞에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는 것이다. 충북도가 “괴산을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영동군이 찬성한 데 이어 보은·옥천도 동의했다”며 “괴산과 3개 군의 생활권이 다르기는 하지만 동남 4군이라는 명칭으로 동질감을 찾아가자”고 제안한 이유다.
선거구 조정은 보은군 입장에선 서운할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우선 선거구내 기초자치단체 배열 순서에서 보은군이 인구는 제일 적지만 충북도의 행정 건제 순서에 따라 (보은·옥천·영동·괴산 순) 제일 먼저 거명된다.
새 선거구는 또 전체 면적만 2808㎢로 서울시(605㎢) 면적의 4배가 넘는다. 영동에서 괴산까지 4개 지역구를 돌아다니려면 이동시간만 족히 2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광범위한데다 보은군이 4개 군의 센터에 위치해 있다. 앞으로 국회의원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할 때도 4개 군을 고려한다면 지역구 한 가운데 위치해 있는, 3개 군과 접해 있는 보은군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새 선거구는 어느 특정지역이 독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남부 3군 시절엔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에 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겠지만 바뀐 선거구에선 어느 한 지역만으로는 당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반드시 4개 군에서 고른 득표, 아니면 적어도 두 지역 이상에서 높은 득표율을 올려야 당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출신지역의 인구나 소지역주의를 의식한 부담을 다소간은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김인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