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지진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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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리’ 지진공포
  • 최동철
  • 승인 2016.04.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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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웃나라 일본을 비롯해 남미국가 에콰도르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섬나라인 바누아투공화국과 통가왕국, 피지, 필리핀도 강타 당했다. 올 4월 중순에만 사나흘 사이로 여섯 개 나라가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태평양판을 둘러싸고 밀고 당기기를 벌이는 일명 ‘불의 고리’ 지각활동 때문이라고 한다. 불의 고리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이다.

어쨌든 주변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실제 한반도 역사에서 지진 발생기록을 보면 수천 건에 달한다. 삼국사기에 ‘799년,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나 1백여 명이 숨졌다‘ 등 1백 건 정도가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190여건, 조선시대에는 무려 2천여 건의 지진기록이 나온다. 지진강도 또한 양양 7.5, 울산 7.0, 한양, 청진 6.5 등 대규모의 지진도 수차례 있었다. 성의 담과 초가집이 무너지고 성안 사람들은 밤새 노숙했다는 기록도 있다. 지진 안전지대가 결코 아닌 것이다.

보은군 역시 그러하다. 현대적 장비를 갖춘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지진은 속리산 부근에서 발생한 진도 5.2였다.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물체가 파손되거나 뒤집힐 정도다. 이는 가벼운 물체가 위치를 이동하지만 생사가 오갈 정도는 아니다.

지난 2008년에도 아시아에서 연이은 지진 재앙이 있었다. 그 때 민방위 훈련에서 소방방재청은 지진 대응 시스템을 가동해 지진 관련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지진 발생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한 후 주민 대피 및 화재ㆍ폭발ㆍ붕괴 등 지진 2차 피해 수습 훈련이었다.

당시 관련 자료를 보면 상황이 가상 설정됐던 지진 발생 지역은 보은군이다. 즉, ‘충북 보은군 산외면 규모 6.8 지진 발생’이 가상 상황이었다. 보은군이 지진 발생 지역으로 가상된 것은 1978년 9월 발생한 최대 규모의 속리산 지진 때문이다.

특히 같은 해 10월 인접지역인 홍성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함으로써 또 다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되어 선택됐다.

좌우지간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규모 6.8의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사망 1만 2809명, 부상 59만 4402명, 긴급 대피해야 하는 피난자가 51만 명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규모 7.2의 규모로 6437명이 사망·실종한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의 인명 손실보다 무려 두 배나 많은 수치였다.

이로써 지진 재앙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한국도 예외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도 지진피해에 대한 예상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대비가 없는 한 아무리 많은 것을 쌓아 올려도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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