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결정은 올바른 결정이고 가장 나쁜 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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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결정은 올바른 결정이고 가장 나쁜 결정은…”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04.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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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속리산 기슭의 옛 속리중학교 터에 전시와 체험기능, 무형문화재전승체험관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하는데 대해 시선이 뜨겁다. 지난달 보은군의회는 보은군 1차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복합문화시설 부지매입비(1만8455㎡) 18억 원과 설계용역비 4억 원 등 군비 22억 원의 사용을 승인해 사업 시동이 걸렸다.
보은군의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도교육청으로부터 속리중학교 터를 사들인 뒤 국비 50억 원 등 120억 원(도비 25억, 군비 25억)을 투입해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 체험관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이 자리는 도교육청이 당초 연수원 등을 구상했었던 부지이기도 하고 군과 의회는 부지만으로도 자산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 사업에 필요한 토지 매입비와 기본설계비 22억 원으로 박물관에는 삼년산성 고군분에서 출토된 유물과 향토사료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현재 국립 청주박물관과 충북대박물관이 소장하는 이 지역 출토 유물 100여점도 옮겨올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으로 군립 박물관 등록을 한 뒤 여러 곳에 흩어진 유물을 이곳으로 옮겨 전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술관에는 지난달 미국서 타개한 보은 출신 한국화가인 고(故) 이열모 화백의 미술작품과 미술도구 등이 전시된다. 이 화백은 실경 산수화를 현장에서 완성하는 독특한 화법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07년 미국에 건너가 활동하다가 지난 2월 말 타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을 방문한 정상혁 군수에게 자신의 미술작품 268점과 관련 서적 446권, 그림 도구 등을 기증했다. 당시 기증받은 작품 등은 이 화백이 한때 관장으로 있던 경기도 월전미술관에 맡겨진 상태다.
문화재 체험관에서는 보은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체험하고 기능을 전수한다. 보은군에는 낙화장 기능보유자인 김영조씨, 야장 기능보유자 설용술씨, 목불 조각장 기능보유자 하명석씨, 송로주 제조 기능보유자 임경순씨가 활동하고 있다. 군은 이들의 독창적인 창작활동과 작품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시설이 완공되면 속리산의 상징인 천연기념물 정이품송과 솔향공원, 식물원 등이 어우러진 체험공간이 될 것"이라며 "올해 학교 터를 확보하고, 내년 국비를 지원받아 건축공사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접하는 지역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가 보다. 정부 자료에 의하면 자치단체가 건립해 운영 중인 전국의 공립박물관 316개 중 124개(40%)가 하루 평균 관람객이 100명 미만이고 68개(21%)가 50명 미만이라고 한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대부분이 텅 빈 상태로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만큼 보은군이 계획하고 있는 복합문화시설 조성사업은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열린 보은군의회 의정자문위원회에서도 사업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메시지를 건넸다. 한마디로 건립 후 관리유지가 힘들뿐 아니라 보은군 살림 규모가 박물관을 조성할 정도의 재정이 아니란 것이다.
전 펩시의 CEO 로저 엔리코가 한 말이다. “가장 좋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고, 다음으로 좋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며 가장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결정의 순간과 맞닥트린다. 그 결정이 올바를 때는 안도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이번 결정이 후일 어떤 평가와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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