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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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다
  • 최동철
  • 승인 2015.12.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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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도 어김없이 구세군 보은교회의 자선냄비가 사랑의 종소리와 함께 등장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31일까지 한 달간 모금목표액은 1,700만원이라고 한다. 군민들로부터 십시일반 모아질 이 성금은 구세군 본부의 지원금을 더해 도움이 절실한 지역 내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된다.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보은군 순회 모금회’도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지난 7일 열렸다. 각계 각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올 해도 많은 성금을 기탁했다. 이 성금은 결국 두 배로 되돌아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될 것이다.

이 외도 많은 기관단체·기업·개인들이 뒤늦을세라 소외이웃을 찾아 돕고 있다. 입 맛 돋울 김장김치하며 굶주림을 면케 해 줄 쌀, 방안을 따뜻하게 할 연탄 등이 직·간접으로 전달된다. 받는 이는 물론 주변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훈훈하게 한다.

다만 노파심에서 짚고자 하는 것은 ‘남을 돕는다는 게 반드시 물질적인 것이어야만 하는가’이다. 우리는 흔히 ‘남을 돕고 싶어도 재력이 없어 도울 수 없다’고 생각들을 한다. ‘베풀면 복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베풀 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라고 손을 오므리고 만다.

불교에 무재칠시(無材七施)라는 말이 있다. ‘재물이 없어도 일곱 가지를 베풀 수 있다’는 의미다. 어떤 이가 석가모니를 찾아와 하소연을 했다. "저는 하는 일 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연유 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 털털이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뭘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다. 아무런 재산이 없더라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는 있는 것이다"

석가모니가 설파한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얼굴에 화색을 띤 채 상냥하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 베품이다.
둘째, 언사시(言辭施).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 사랑의 말, 격려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양보의 말 등이다.
셋째, 심시(心施). 선하고 어진 마음으로 자신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고 또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받아들이는 것이다.
넷째, 안시(眼施). 호의를 담은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처럼 눈으로도 베풀 수 있다.
다섯째, 신시(身施). 남의 무거운 짐을 들어 준다거나 예의바른 공손한 태도로 힘든 일을 거들어 주는 것이 베품이다.
여섯째,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주거나 내주어 양보 하는 것도 베품이다. 일곱째, 찰시(察施).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배려해 주는 것 또한 베품이다.
수은주가 내려가는 추운 겨울, 가만히 온 마음을 다해 일곱 가지의 베품을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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