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상(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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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상(賞)
  • 최동철
  • 승인 2015.12.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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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한 말 영제와 조선 연산군 시대 역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영제는 환관 십상시에 휘둘려 나랏일을 뒷전에 둔 채 거친 행동을 일삼아 결국 나라를 망하게 했다. 연산군도 모친 폐비 윤씨에 대한 명예회복 집착으로 숱한 사화를 일으켰다가 결국 쫓겨났다.

당시 두 나라 모두 왕의 주변에는 간신배들만이 득시글댔다. 이 와중에 조정신하들은 붕당정치를 일삼았다. 나라살림은 뒷전인 채 상대방 헐뜯기에만 혈안이었다. 나라 안 구석구석은 탐관오리가 설쳐댔다. 급기야 후한에선 황건적이 일어났고, 조선에선 반정(反正)이 일어났다.

이처럼 어느 시대건 정국이 극도의 난맥상에 빠지면 이어 환난이나 혁명이 야기되곤 했다. 당연히 예서 비롯된 모든 고난은 힘없고 나약한 민중들이 견뎌내야 할 몫이었다. ‘6·25전쟁’을 비롯해 ‘5·16군사쿠데타’, ‘12·12군사반란(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 등 근대사에서도 세 차례나 겪었다.

요즘 정국을 지켜보노라면 극도의 난맥상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만저만 보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국은 당파싸움 일색이다. 선거를 앞두고 당리당략에만 매진한다. 게다가 여야 각 당내에서조차 세력 간 힘겨루기로 ‘도끼자루 썩는 줄’을 모르는 듯하다.

정국 흐름이 요 모양 요 꼴이니 지방 자치단체라고 별다를 수가 있겠는가.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부가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그 일부 중에서도 후안무치한 단체장은 지역발전은 ‘공염불’일 뿐이고 자화자찬에 중독된 듯 상 타는 데만 골몰해 헛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다반사 있다고 한다. 이런 부류는 대부분 부끄럼도 모르고 자랑을 일삼는다.

이들이 수상했다는 민간단체가 주관하여 시상하는 상은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은 ‘유명무실’한 상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들 상은 상장이나 상패 외에 상금이나 부상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심지어 수상자인 자치단체가 대가로 오히려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차 ‘지방자치단체 민간주관 포상수상관련 개선방안’을 내놓았겠는가. 이미 7년 전인 2009년에 내놓은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다.

△민간단체(단체·협회, 언론사, 연구기관 등)에서는 광고 수익을 노리고 신청만하면 주는 유명무실한 상을 만들어 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남발하고 있다. △자치단체는 손쉽게 수상할 수 있는 시상에 참여하여 수상을 위해 예산을 낭비하고, 치적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부정사례가 빈발하다.

즉 민간단체가 광고수익을 위해 유명무실한 상을 남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 상을 받기 위해 예산을 낭비한다. 마치 큰 치적인양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부정사례. '돈 주고 받는 상'에 대해 통제와 함께 지자체의 수상에 대한 국민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선 요즘 ‘ㅇㅇ대상’ 등 수상이 많은 보은군도 예외는 아니라고 혀를 끌끌 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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