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군은 돈 쓸 생각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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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군은 돈 쓸 생각만 하는가
  • 최동철
  • 승인 2015.11.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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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생활폐기물 수거용역업체 1곳 증설과 군립 박물관 및 미술관 신축 건립’ 등에 대해 한 주민은 빈축어린 목소리를 냈다. “보은군 보다 인구가 많은 옥천군과 영동군도 각 2개 업체가 생활쓰레기를 수거, 소화해내고 있는 마당에 굳이 3개 업체로 재편성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했다.

보은군은 1일 쓰레기 발생량 15톤을 수거하기 위해 관내 2개 용역업체에 연간 19억5천900여만 원의 용역비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보은군은 전 구역의 쓰레기를 매일 수거하기 위해서는 매년 6억1천400여만 원의 추가운영비가 소요되는 업체 한 곳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두 곳의 기존 업체는 ‘자신들에게 1억여 원씩의 예산을 추가 배정해 주면 전체 구역을 매일 수거하겠다‘는 의견을 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군의 판단여하에 따라 4억 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 주민은 “군립 박물관 및 미술관도 미국에 살던 보은태생의 화가로부터 뜻밖에 기증받았다는 그림을 체면치레 전시하려고 예산 130억을 들여 건물을 신축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런 시설은 관리인도 상주해야 하는 등 매년 예산이 추가 지원되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항간에 보은군은 채무액이 215억 원에 달하고, 재정자립도는 7.41%에 불과하지만 재정자주도가 61.63%여서 그러한지 ‘자꾸 돈 쓸 생각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재정자주도란 지방세·세외수입·지방교부세 등 지방자치단체 재정수입 중 특정 사용목적이 정해지지 않는 일반 재원 비중을 뜻한다. 즉, 단체장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의 한계치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은군은 돈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될 자치단체 중 하나다.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봉급조차 해결 못하고 있다. 저 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줄면서 지역은 점차 낙후되고 있다. 지금으로선 세수증가를 위한 어떠한 특단의 대책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차 세수증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단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원칙이다. 가장 먼저 빚부터 갚아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충북도내에도 제천시, 단양군, 괴산군은 빚 없는 자치단체다.

제천시는 ‘빚은 예산 운영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부채 최소화 정책을 추진했다’고 한다. 단양군은 2012년 12월 관련 채무를 모두 상환했다. 괴산군은 자치단체에서 큰 사업을 벌이다보면 차입이나 지방채 발행이 수반되지만 입안단계부터 국비 확보를 최대한 늘려 채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왔다고 한다.

관료사회의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공공의 돈(세금)을 예산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잘 사용할 수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뼈를 깎는 예산절감과 또한 세금이 부정하게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치단체에서의 과시·선심성 예산집행은 절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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