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애타는 가을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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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애타는 가을 들녘
  • 최동철
  • 승인 2015.10.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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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십사절기의 하나인 한로(寒露)다. 늦가을에서 초겨울 무렵까지 내리는 찬이슬을 이른다. 이제부터 아침과 저녁의 기온이 크게 내려가 보름 정도 지나면 서리로 바뀐다. 즉, 이후 한 달여 정도면 추운 겨울이 본격 시작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이때는 수확하랴, 먹고 땔 것 비축하랴 겨울나기를 위한 채비로 분주하다. 또한 한 해를 결산하는 문학, 예술, 체육 등 다방면의 행사 등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바쁜 와중에도 희희낙락 축제의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요즘, 농심(農心)은 즐겁지만은 않다. 가을 가뭄 탓이다. 들리는 말로는 100여년 사이 가장 극심한 중부지방 가뭄이라고 한다. 지난 주 이틀간 살포시 가을비가 내렸지만 그마저 너무 늦어버렸다. 메마른 대지를 적시기는커녕 흙 속으로 스며들 정도였다.

그나마 소량일지라도 일주일 정도만 빨리 왔다면 해갈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낱알이 여물 시기에는 수분을 잔뜩 머금었다가 충분한 일조량이 뒷받침되어야 알차고 딴딴하게 잘 익는다. 이 과정이 생략된 작물은 껍질만 있고 속에 알맹이가 들지 않은 쭉정이가 많게 된다.

흉작이 되는 것이다. 단양군은 올해 콩 수확량이 20퍼센트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은군내 일부 농가에서도 콩, 깨를 비롯해 김장용 무·배추가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논농사를 걱정해야할 정도다.

하기야 내년 농사지을 물 걱정하는 것도 현재 상황에선 호사일 수 있다. 일부 타 시·군에서는 농사용 물이 아니라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충남 홍성군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식수공급을 끊는다. 11개 읍·면을 격일제로 이같이 제한 급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 서산시는 지난 6일부터 종합운동장 수영장 등 일부 시설을 임시 휴관하고 샤워장 5곳, 옥외 음수대 5곳, 행사용 급수시설 2곳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강원 지역 가뭄도 심각하다. 속초시는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시민을 대상으로 절수운동에 나섰다.

충북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와 영춘면 사지원리 등 10여개 마을도 제한 급수를 하고 있다. 간이상수도 물탱크를 오전 5시에 열고 9시에 잠갔다가 다시 12시에 열어 준다. 불편한 생활이지만 심각한 가뭄 때문이니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가을가뭄은 더워진 바닷물에 의한 엘니뇨현상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여름 장마가 실종됐고 폭우를 동반한 9월 태풍도 중국, 일본으로 향하고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은 덕(?)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10월은 함께 즐기는 축제의 달이다. 곧 대추축제를 비롯 속리산 단풍가요제, 민속 소 싸움대회, 속리축전 등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이외도 각종 체육행사와 각 기관단체의 정기총회, 동문회 등 행사가 즐비하다. 이 가뭄에 애타는 농심(農心)을 생각하며 물 절약함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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