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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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최동철
  • 승인 2015.09.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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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면 중추가절 추석 한가위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우리 조상들은 연중 음력 8월 15일을 가장 좋은 날로 여겼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날씨 또한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 그야말로 명절 중 명절인 것이다.

추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큰 명절로 손꼽는다. 다만 일본은 양력 8월15일 즈음을 명절로 치부함으로 대략 한 달 정도의 날짜가 차이난다.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도 추석 풍속행사가 있고 우리나라 교민과 화교가 많이 퍼져있는 세계 각지의 곳곳에서도 조촐한 전통의례가 치러진다.

우리나라의 추석 예절은 보통 차례와 성묘로 진행된다. 차례는 봄여름 동안 가꾼 햇곡식과 과일로 정성껏 상을 차려 추석날 이른 아침,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의식이다. 조상이 돌아가신 기일 날, 밤에 지내는 제사와 구분된다.

추석은 예로부터 서로 바빴던 일가친척들이 모처럼 함께 모여 차례와 성묘를 지내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놀이를 즐겼던 풍습이다. 심지어 시집 간 딸과 친정엄마가 중간지점에서 만나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회포를 푸는 ‘중로상봉’의 풍속이 있을 정도였다.

고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우는 민족 대이동이라 불릴 정도의 엄청난 귀성인파로 며칠씩 교통체증 현상이 발생되기도 한다. 후손이 조상을 찾고, 자식과 부모가 서로를 찾아 이동을 한다. 추석 직후 재회하게 될 남북이산가족도 같은 맥락이다.

추석날, 우리의 대표 음식은 송편이다. 멥쌀가루를 반죽하여 팥, 콩, 밤, 대추 따위의 속을 넣고 모시조개 모양으로 빚어 솔잎을 깔고 찐 떡이다. 중국은 월병(月餠)을 먹는다. 당나라 태종과 양귀비가 추석 보름달을 즐기다가 먹고 있던 과자를 달에 비유해 월병이라 부르자고 했다는 설이 있다.

월병은 속을 넣은 원형의 다과로서 ‘모임’을 상징한다. 때문에 중국인들은 월병을 서로 선물하기도 한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이 월병을 뇌물로 쓰기 때문에 요즈음 단속이 심하다고 한다. 황금으로 속을 넣거나 금가루를 뿌린 월병을 만들어 뇌물로 주기 때문이다.

일본의 추석은 ‘오봉’이라 불린다. 대체적으로 8월15일을 전후해 3일간이 명절이다. 첫 날(13일)을 '무카에비', 마지막 날(16일)을 '오쿠리비'라고 부른다. 각각 조상을 맞이하는 불, 조상을 배웅하는 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집 앞에 불을 피우거나 등불을 매달기도 한다.

좌우지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의 추석 명절은 공히 조상의 은덕과 풍성함에 대해 감사하고 그 은혜로움을 서로 나누는 전통적 풍속이었다. 아무리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이날만큼은 배곯지 않았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겼다.
이번 추석날은 먹을 것도 변변치 않을 주변 독거노인네들과 뭐든 나눠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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