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경험과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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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경험과 지혜가 요구된다
  • 최동철
  • 승인 2015.03.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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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80년대 미국의 허무주의를 표현한 작품이다. 영화평론가들이 극찬한 작품으로서 아카데미상도 받았다.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 목록에도 올라가 있다.

주인공 ‘모스’는 우연히 범죄자들끼리 서로 죽이는 총질현장에서 2백만 달러가 든 돈 가방을 획득하게 된다. 그 후 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그 돈을 쫒는 광적인 살인마 ‘안톤 시거’에 의해 돈 한 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허무한 죽음을 맞는다.

늙은 보안관 ‘에드 톰벨’은 사건사고가 실린 신문이나 들척이며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라고 자조할 뿐이다. 이 영화는 인생이란 것이 젊은 시절 억척스레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살지만 남는 것은 허무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풍겨준다. ‘집착’ 또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인식을 안겨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어거스트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과 노벨 문학상을 안겨주었던 ‘노인과 바다’도 비슷한 뉘앙스다. 쿠바의 늙은 어부가 조그만 나룻배를 타고 바다에 나왔다. 부두를 떠난 지 85일째 되는날 그는 청새치를 낚게 된다. 얼마나 큰 놈인지 되레 배가 끌려갈 정도다. 3일 밤낮 사투 끝에 가까스로 명을 끊어 배 옆에 매다는데 성공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도 쉽지만은 않다. 상어가 몰려왔다. 노인은 자신이 이룬 성공을 지키려 상어 떼와 또 한 번 난투극을 벌인다. 중과부적이다. 상어 떼들은 청새치를 뼈만 남긴 채 다 먹어 치워버린다. 집에 돌아왔지만 공허감뿐이다. 곧 쓰러져 곤한 잠에 빠져든다. 헤밍웨이 역시 1961년 7월 예순두 살 때, 엽총 자살로써 생을 마감한다.

어쨌든 노인이란 혈기왕성했던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기억력과 시력과 청력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일부 젊은이들은 ‘노인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자신의 가치관과 경험만을 옳다고 내세우며 호통으로 주의, 주장을 고집한다. 막무가내로 후생(後生)들에게 양보와 대접만을 요구할 때도 있다.’며 볼멘소리들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인정하는 것이 있다. 노인은 숱한 인생 경험과 그로인해 깨달은 많은 지혜의 소유자들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가 현재 사용 중인 건물이 낡고 협소해 건물을 새로 짓겠다며 보은군에 20억 원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들린다. 더하여 논의되는 신축부지는 보은군 노인 장애인 복지관 옆 녹지공터로 알려지고 있다.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보은군에서 혈세 20억 원을 염출하는 것도 쉽지 않을 터에 자칫 논란이 될 수 있는 부지마저 임의 선택된 현 상황이고 보니 대다수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이로 인해 지역 내 다수의 이견과 반대여론이 형성된다면 회관신축은 다시 원점에서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곧 노인세대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지혜로움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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