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조합장으로 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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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조합장으로 뽑을까
  • 최동철
  • 승인 2015.03.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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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은농협, 보은농협, 보은군산림조합의 장을 선출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일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일에는 각 조합별로 투·개표가 이루어져 출마후보의 득표수가 판가름 나고 당선자를 결정하게 된다.

선거란 사실 간단한 과정이고 의례적 절차에 불과하다. 출마자는 소신과 포부를 밝히고 그동안의 행실에 대해 지지여부를 기다리면 된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말단 조직의 선거까지 거의 똑같다. 다만 지지여부를 작심할 유권자들의 선택의 고민만 복잡해질 뿐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막무가내 지지파가 아닌 한 신중한 유권자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서 망설인다. 출신지가 같다는 지연도 작용하고, 동문이라는 학연도 근거가 된다. 친인척여부를 포함해 사돈의 팔촌의 팔촌까지도 따지고 드는 혈연관계도 작동된다.

특히 보은군과 같은 농촌지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어느 부락 뉘 집 자손이고 부모는 누구인지 대략은 아는 사이들이다. 골목 어귀에서 손을 잡아봤든, 옷깃만 스쳤든 ‘모두가 잘 아는 사이가 되고 한 표를 주고받아야 할 관계’가 되곤 한다.

예전과 같이 막걸리 한 사발이 없어도, 고무신 한 켤레가 없어도 자연스레 그리된다. 인지상정인 시골인심 때문에 그러하다. 이처럼 공사(公私)가 뒤죽박죽된 상태에서 후보자를 선택하니 ‘비 맞은 장맛’처럼 때론 무미한 선거가 되고 만다. 그 때는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누구를 조합장으로 뽑을까’에 있어서도 그 선택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옛 성현들은 이미 제대로 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기준을 정해 놓았다. 혐오감을 느낄 정도의 추하지 않은 겉모습이면 인물은 족했다. 업무능력 또한 뒤쳐지지 않을 만큼이면 됐다.

보다 중시된 것은 ‘됨됨이’와 ‘책임감’이었다. 진자리는 마다하며 다른 이들을 대신 보내고 마른자리는 제 자리라며 차지하는 사람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일이 잘못되면 같이 책임 질 줄 알고, 잘 되면 그 공로를 다른 이에게 돌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멈추어 남을 먼저 가게하고, 맛좋은 음식은 덜어서 남에게 권하며 즐기게 할 줄 알아야 지도자감이라고 했다. 위험을 대신 무릅쓸 줄 알아야 하고 자기 개인의 영달보다는 주변 모두의 이익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라고 했다.

공자는 네 가지를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한편에 나오는 이른바 ‘4무’다. 즉, 자기의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무의(毋意),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종용하지 않는다는 무필(毋必) , 자기의 선입견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무고(毋固),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무아(毋我)가 그것이다.

현재도 이 같은 덕목을 선택기준으로 삼는다면 아마도 제대로 소통할 줄 아는 성실한 조합장을 뽑게 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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