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봐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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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봐야 할 때
  • 최동철
  • 승인 2015.01.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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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신문이 오는 13일이면 창간 25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만 스물다섯 살이다. 그나마 사람노릇 할 줄 아는 어른이 됐다 해서 갓을 쓴다는 약관(弱冠)의 중반에 접어든 셈이다. 비로소 패기 넘치고 나름 지혜도 갖춘 당당한 지역 언론으로 성장했다.

헌데 지역사회의 극히 일부에서는 보은신문의 보도행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는 것 같다. 하물며 ‘쓰레기’ ‘찌라시’라는 용어까지 들먹여가며 헐뜯는 경우도 간혹 있다. 대부분이 보도내용과 상충된 이해관계 집단이나 개인이 화가 나서 그렇게들 한다.

어느 비판적 인물은 ‘개’와 비유하기도 했다. 새로운 독보적 기사 발굴보다는 숨겨놓은 뼈 갉아먹듯 새로울 것 없는 지면 채우기식의 재탕, 삼탕 기사가 등장한다고 했다. 던져준 먹이 받아먹듯 자초지종 따져보지도 않고 보도자료 그대로 게재한다는 비판도 했다.

사실 요즘의 언론환경은 열악하다 할 수 있다. 언론과 개에 얽힌 우스갯소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유교의 다섯 가지 윤리인 오륜을 빗대어 개에게도 덕목이 있다는 자조 섞인 현실언론의 장탄식이다.

즉, 아는 사람은 짖지 않으니 군신유의요, 힘센 놈에겐 덤비지 않으니 장유유서라, 초록은 동색이라 같은 편은 물지 않으니 부자유친이요, 새끼를 가지면 수컷을 멀리하니 부부유별이며, 하나가 짖으면 따라 짖으니 붕우유신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보은신문이 과감히 초심으로 돌아가 성찰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진 나이가 됐다. 지역사회 극히 일부의 비판이 사실이든, 왜곡이든 지역에서의 맏형 격 언론이라면 자성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독자로부터 칭송받는 좋은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묵은 찌꺼기들을 걸러내야 하는 과정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것이 이른바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종편 논란의 중심에서 모든 한국적 언론이 치러내야 할 중차대한 언론적 사명이며 과제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보은신문은 좁은 지역이지만 소통의 불모지였던 보은에서 25년 동안 지역의 눈과 귀 역할을 해왔다. 1990년 당시 서울에서 출판, 인쇄업을 하던 이환욱 씨가 창간했다. 신문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욕은 없었다. 그가 바란 것은 오로지 언론본연의 역할인 ‘정론직필’로 고향 보은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에서였다고 했다.

공정성과 객관성, 편집권 독립을 위해 주식회사로 설립하여 경영과 편집을 분리했다. 그 후 오늘날까지 보은신문은 대한민국 지역 언론의 선구자적 모범사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보은신문’ 창간주로서 훌륭한 사고와 인품을 겸비했던 이환욱 씨는 지난해 중환으로 반짝이는 하늘의 별이 됐다.
뒤늦게나마 지면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더불어 보은신문 창간25주년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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