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보다 못한 ‘자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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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보다 못한 ‘자식들’
  • 최동철
  • 승인 2014.11.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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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생명을 주었으니 이제 거둬들이겠다.’
옛적 어느 나라의 왕이 해외원정 간 틈에 형제간 권력다툼을 벌인 한 아들을 활로 쏘아 죽이며 했다는 대사다.

부모는 자식의 명을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를 어찌 할 수 없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못된 왕에게 목숨을 건 간언을 고해도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지 않는다면 벼슬을 물러나는 것이 충신이다.

허나 부모가 못된 일을 업으로 일삼거나 심지어 역적질을 하려해 ‘잘못’임을 설득하며 만류해도 제 부모가 고집대로 행한다면 ‘울면서 따르는 게’ 자식의 도리라고 했다. 자식 된 사람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부모의 뜻에 반하거나 부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얼마 전 보은에서 쉰일곱 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의 한 남자가 부모를 구타해 구속됐다. 아흔세 살 고령의 아버지는 중풍환자였고, 어머니는 여든세 살이었다. 시쳇말로 술만 마시면 개만도 못해져 부모에게 주먹을 휘둘렀던 못된 자식도 사업실패라는 아픔이 있기는 했다.

그 나이에 사업에 실패해 농촌 부모 집에 얹혀사는 신세로 전락했으니 심정이야 오죽했으랴. 하지만 ‘해준 것이 없다’해서 부모에게 흉기로 협박하고 주먹과 발길질을 해댔다는 것은 패륜적 행위다. 원치는 안았지만 부모는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주었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이며 사랑도 주었다. 인륜을 저버린 패륜아에겐 정상 참작이란 있을 수 없다.

노인학대와 관련한 한 여론조사를 보면 가해자의 절대 다수가 친족이었다. 배우자, 아들, 며느리 등이 대부분이다. 이중 절반이상이 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들 다음으로는 딸, 배우자, 며느리 등 순이었다.

이들에게 가장 많이 매 맞는 연령대는 70대였다. 아마 이 나이에 이를 쯤 이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우자가 사망하면서 혼자 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실 이 같은 노인학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급증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관련, 최근 자료를 보면 개인주의 확산과 결혼에 대한 변화, 효심이 약화되어 아시아에서 노인을 모시는 전통이 이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노후를 자녀에게 의존해왔던 아시아 노인들이 자식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매 맞지 않기 위해 노인 봉양의 공공이나 민간 기관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아시아의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2050년에 가면 무려 8억5천700만 명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결혼에 대한 현대적인 생각과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론이 대두되면서 혼인율과 출산율도 하강세를 보인다. 과연 자식은 애물단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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