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단자와 보은대추 그리고 두 대추군수
상태바
대추단자와 보은대추 그리고 두 대추군수
  • 최동철
  • 승인 2014.10.16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긴 역사를 가진 우리 고유 음식 중에 ‘단자’ 또는 ‘경단’이란 것이 있다. 찹쌀가루를 쪄서 보에 싸 방망이로 치댄 다음 둥글둥글한 모양을 만들고 꿀과 잣가루 등으로 고물을 묻힌 떡을 말한다. 이를 궁중에서는 '단자'라 했고, 민가에서는 '경단'이라 일컬었다.

또한 찹쌀가루에 섞는 재료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다양했다. 이를테면 쑥을 이기어 넣은 쑥구리단자를 비롯해 은행단자, 석이단자, 밤단자, 대추단자, 승검초단자, 유자단자, 생강단자, 팥단자, 토란단자, 건시단자, 마단자, 국엽단자, 복숭아단자, 율무단자, 귤병단자 등이 있다.

계절에 따라 만들어 먹는 종류도 달랐다. 봄에는 쑥구리단자, 가을에는 밤단자, 유자단자, 겨울에는 대추단자, 석이단자, 은행단자 등이 있다. 이 중 대추단자, 석이단자, 쑥구리단자는 사시사철 만들 수 있는데다가 고유의 색깔을 낼 수 있어 삼색단자를 만드는데 활용된다.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단자’는 1766년 영조4년 ‘증보산림경제’에 쑥단자와 송편이 첫 기술되어 있다. 이때부터 송편과 단자가 구별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구중궁궐에서는 주로 은행단자를 만들어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1940년 ‘조선요리’에 은행단자가 서술되어 있다. 찹쌀가루, 은행, 꿀, 실백(잣), 소금을 사용하여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대추단자는 이보다 훨씬 앞선 1854년 ‘음식법’에 요리법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1938년 ‘조선요리법’에는 대추, 찹쌀가루, 실백, 꿀을 재료로 하여 ‘대추를 곱게 다져 찹쌀가루와 잘 섞은 다음 쪄가지고 일정시간 꿀과 달게 썩혀서 익힌(부숙시켜)다음 도마에 과히 얇지 않게 펴가지고 사방 닷분 가량으로 썰어서 잣가루를 묻힌다’고 설명했다.

내일(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2014 보은대추축제’가 우리 고장에서 열린다. ‘보은대추’는 조선조 때 ‘궁중에 진상된 명품대추’라 하여 일찍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일교차가 크고 사질양토인 장점이 있어 당도와 식감이 뛰어나다.

우리나라 최초 국문소설 ‘홍길동전’의 저자인 조선시대 문신 허균이 있다. 그가 지은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음식평서 '도문대작'에서 ‘대추는 보은 현에서 생산되는 것이 제일 좋다. 다른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만 못하다’ 고 평한 것만 보아도 품질의 정도를 익히 알 수 있다.

하지만 한 때 대추나무에 치명적인 유행병인 일명 ‘빗자루 병’으로 인해 우리 고장의 대추나무는 거의 대부분 고사하고 말았다. ‘대추고을 보은’이라는 명성도 ‘허울’뿐인 것으로 비쳐지는 지경에까지 몰렸었다.

헌데 ‘대추를 다시 심자’고 외치며 팔소매를 걷어붙인 ‘대추군수’ 이향래가 있었다. 보은군은 곧 옛 명성을 되찾게 됐다. 이어 전임 군수의 치적을 ‘나 몰라라’ 내팽개치지 않고 계승하여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정상혁 보은군수의 덕행도 있다.
보은군을 전국 대추고을의 명소로 만든 두 대추군수는 그래서 칭송받을 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