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중시해야 할 ‘개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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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중시해야 할 ‘개천절’
  • 최동철
  • 승인 2014.10.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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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사대주의가 득세하고 우리 것은 경시되는 풍조가 당연시 되고 있는 때다. 최고의 국가 경축일이어야 할 개천절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어떤 민족이던 제 나라를 세운 이야기는 그것이 설사 전설이든 설화이든 전 민족적 경축일로 회자되어야 마땅하다.

건국신화는 종교색채와는 무관하다. 그런데 일부 극단적 종교인들은 건국시조인 단군을 우상이니 미신이니 하며 떠든다. 심지어 가끔이지만 사직단을 훼손하거나 행사를 방해하기도 한다.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건국일을 훼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 10월3일 개천절은 예수가 탄생했던 서기 1년보다 훨씬 전인 기원전 2333년 즉, 지금으로부터 4347년 전 음력 10월3일에 단군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개천(開天)’의 ‘하늘을 열다’란 본래의 뜻을 살펴보면 개천절은 단군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기보다, 이보다 124년이 앞선 4471년 전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

천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환웅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태백산(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를 열어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날인 상원 갑자년(上元甲子年, 기원전 2457년) 음력 10월 3일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는 것이다.

여하튼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자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 문화민족으로서의 탄생을 경축하는 날이다. 즉,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 명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천절은 먼 옛날부터 제천행사와 함께 거행됐다. 역사서에 따르면 고구려의 동맹,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등 모두가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제천행사였다. 강화 마니산에는 지금도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쌓은 것으로 전해지는 참성단이 있다.

개천절은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데 특히 기여했다. 상해임시정부는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하고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경하식을 행했다. 광복 후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이를 계승하여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식 제정했다.

개천절은 원래 음력 10월 3일로 대한민국 수립 후까지도 음력을 지켜왔는데, 1949년 공포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거, 양력 10월 3일로 바뀌어 거행되고 있다.

외국에 있을 때, 외빈이 참석하는 한국대사관 주최 행사에 몇 차례 참석한 적이 있다. 성대한 광복절 행사 때, 외빈들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수백 년 동안 식민지생활을 하다가 해방된 열등민족인줄 잘못 알고 있었다.
반면, 조촐한 개천절 행사 때는 우리나라의 건국 년 수가 반만년에 이른다는 것을 듣고는 놀라움과 함께 경외의 눈길을 보냈다. 바로 개천절이 보다 중시되어야 할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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