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은, 그저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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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은, 그저 그럴 것 같다
  • 최동철
  • 승인 2014.08.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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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매미소리 사라지고 귀뚜라미 소리 들리는 계절이 다가왔다. 농부에게 있어 가을은 언제나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다. 잘 익은 과일도 따고 깨, 고추, 콩도 따서 햇살에 말린다. 들녘에는 곧 황금빛으로 무르익을 벼가 무럭무럭 크고 있다.

연중 음식을 가장 잘 먹을 수 있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하고 염원하는 추석연휴도 낼모레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먹거리 풍성한 때가 도래하니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마음이 풍성해지는 시기다.

지금은 여럿 체육대회도 열리고 축제 등 각종 행사로 들썩인다. 오는 10월까지 대부분의 연중행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치러진다. ‘먹고 마시는 놀자 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보다는 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며 일했던 농부들의 노고를 위로하며 자축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나을 듯싶다.

한낮 뜨거움 속에서도 가을을 담기 시작하는 9월이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상에 이러한 마음을 품게 된다. 근데 뜸이 덜든 밥처럼 썩 풍요롭지만은 않다. 오히려 우울한 마음이 괜스레 고개를 쳐들 뿐이다.

여류시인 이채가 ‘9월이 오면/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보일 듯 말 듯 피었다가/ 보여도 그만 안 보여도 그만인/ 혼자만의 몸짓이고 싶네’라고 읊었다. 어쩌면 가을은 누구에게나 고독과 사색의 계절로 즐거움 보다는 외로움을 타는 계절이 어울릴지 모를 일이다.

사소한 일상들이 모두 가을을 타 듯 즐겁지 않은 시간들뿐이다. 기분을 전환하려 웹서핑(web surfing)을 하고 숱한 국내외 온라인 뉴스를 접해보아도 온통 사건사고 소식뿐이다. 백인경찰이 흑인청년에게 권총을 난사해 죽였다. 지진과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아이가 또 죽었다. 이라크에서 테러로 수십여 명이 폭사했다. 아이들에게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검찰 고위직의 한사람은 ‘배트맨’이 아닌 ‘바바리 맨’이었다. 며칠 전 내린 폭우는 선량한 사람들에게 인명피해를 주었다. 에볼라가 창궐했다.

온 나라를 노란리본의 애도물결로 채웠던 세월호 사태는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아이 잃은 부모는 목숨을 건 단식을 하며 울부짖고 있다. 여야는 특별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인다. 국정은 원활하지 못하다.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이산가족 당사자들 중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번 한가위에도 남북한 이산가족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남북대화가 순조롭지 못하다.

곧 취임 석 달째로 접어드는 보은군수에게 이제야 ‘조사를 제대로 하겠다’고 검찰에서 통보했다고 한다. 가타부타 수사결과가 지지부진하니 온갖 소문과 함께 군정도 매끄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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