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스스로 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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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스스로 하게 하자
  • 최동철
  • 승인 2014.08.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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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인 만큼 보은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는 아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친구들과 온 아이들도 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내지는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도 있다.

이들을 지켜보노라니 대체적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아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온 아이들에 비해 성숙발랄하고 서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어른과 함께 온 아이들 중 대부분은 거개 행동을 스스로 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른에게 당연시 의지하고 어른은 하나에서 열까지 가능한 한 모든 걸 챙겨주려 애쓴다. 지켜보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다.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공연히 기분이 언짢아 명랑하지 못한 심리 상태를 일컫는다. 고민, 무능, 비관, 염세, 허무 관념 따위에 사로잡혀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 심지어 사회적응을 잘 하지 못하거나 자살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심리학자들은 청소년들에게 증가하는 우울증의 발생 현상을 발견해 냈다. 즉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이 어느 누구 못지않은 이상적인 유년기를 보냈다고 단정한다. 부모는 가장 좋은 친구처럼 대해줬고, 창피할 만큼 큰 부족함 없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그들은 행복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이유 중 하나는 오늘날의 부모들이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해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이들이 힘들이지 않고 단번에 성공할 수 있도록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길을 대신 만들어 준다.

혼자 할 수 있는 연령대임에도 불구하고 팔, 다리 못 쓰는 환자처럼 수영복을 입혀주고 벗겨주고, 몸도 일일이 씻겨준다.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렇게 다룬다. 과연 저 아이는 얼마나 더 나이를 먹어야 혼자 할 수 있게 될까하고 부질없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느 저명한 정신과 의사는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불편함, 걱정, 실망을 조금도 겪지 않게 하려고 어떤 일이라도 뒷받침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른이 되고 난 뒤, 평범한 좌절 앞에서도 마치 심각한 재앙을 겪는 것처럼 생각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생물학자가 나비의 우화과정을 실험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비가 마지막으로 고치를 뚫고 나오는 탈바꿈의 과정은 가혹하리만치 고통스럽게 보였다. 학자는 애처로움으로 맘이 아팠다. 그래서 그는 나비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 빨리 고치를 벗어나도록 도와주었다. 덕분에 나비는 쉽게 우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나비는 얼마 못살고 죽고 말았다. 온실의 꽃처럼 거친 들판에 나오자마자 면역력 부족으로 못다 핀 꽃이 되어 빨리 지고 말았다.

인생을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 형태로 다가오는 삶의 과정을 직접 겪어내는 것이 옳다. 어렵지만 스스로 부딪혀보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아이들은 인생을 헤쳐 갈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다. 좀 더디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인생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보자. 그게 부모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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