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간 옆, 소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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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간 옆, 소가 웃는다
  • 최동철
  • 승인 2014.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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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은 대부분 보고 배우는 과정이 뒤따른다. 갓난아기가 엄마의 입모양과 소리를 보고 들으며 흉내를 내는 것은 말을 배우는 과정이다. 뒤뚱뒤뚱 걷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강아지의 노력도 성장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다.

다 큰 성인이 단순 작업을 하는 공장에 입사해도 얼마동안 견습공 생활을 한다. 전문직이라 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도 수련의 과정이 있고 법조인이 되려면 시보과정을 겪게 마련이다.

이같이 배우고 익히며 경험하는 과정이 뒤따르는 이유는 제대로 살아가기 위함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생물의 부모는 고등 열등에 상관없이 자식을 가르치며 자식은 부모의 뜻을 따른다. 또한 선배는 후배에게, 후배는 선배에게 가르치고 배운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일에는 부끄러워함이 없어야 한다고 일찍이 성현들은 말했다.

그런데 새로 시작하는 보은군 의회의 원 구성을 지켜보노라니 이러한 과정이 생략됐다. 처음으로 의원의 임기가 시작된 ‘신출내기’가 경험과 노련함을 필요로 하는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그것도 달랑 2개 있는 행정운영상위와 산업경제상위 모두를 싹쓸이했다.

의회 운영을 책임 진 의장은 ‘운영의 묘’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마치 오기를 부린 것만 같다. 상임위원장의 감투를 쓴 2명의 초선 의원은 겸손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견습하기도 전에 ‘엉덩이에 뿔난 못된 송아지’격으로 냉큼 도맡았다. 자만이 하늘을 찌른다.

이런 모양새를 일컬어 ‘다수당의 횡포’라고 한다. 민주주의가 가진 맹점 중에 하나다. 당리당략만을 중시하면 ‘보편타당성’이 사라진다. 상대방만 짓밟으면 되기 때문에 갖은 편법이 동원된다. 지역발전은 안중에도 없고 능력이 있고 없고 간에 ‘감투 나눠 갖기’에만 혈안이 된다. 옛날 임진왜란 발발 직전 때도 그랬고 지금 보은군 사회도 그런 처지에 놓인 셈이 됐다.

유권자들이 믿고 지지했던 선량들이 고작 이런 정도의 됨됨이였던 것이다. 실망감이 몰려와도 현재로선 4년간을 참아내는 수밖에 없다. 이들 중 특히 몇몇은 참으로 아무것도 모른다. 진정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의원이 되었다면 무모한 당리당략을 거부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이치를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다.

‘다수당내 바른 말하는 소수’ ‘여당 내 야당’이라는 말이 있다. 원칙과 배려라는 가치관을 갖고 올곧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큰 정치인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같은 정치행보를 함으로써 입지를 다져 당시 당 안팎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보은군의회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만큼 맘만 먹으면 못해 낼 일은 없다. 물론 2년 뒤 후반기 원구성도 독식형태의 판을 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렇게 하면 할수록 새누리당 의원 면면은 오히려 명예를 잃게 될 것이다. 그게 세상사 이치이기 때문이다.
뒷간 옆, 소가 웃는다. 아마도 보은군의회 의원 임기 4년 동안 내내 웃기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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