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인시대 문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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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인시대 문 열리다
  • 최동철
  • 승인 2014.06.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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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지역이라 할 보은에 여풍(女風)이 불어 왔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는 여지없이 보은에도 여성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줬다. 세계 조류의 여파가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을 당선시킨데 이어 보은까지 도도히 흘러들었다.

세계의 움직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월드컵이 열리고 있어 세계의 이목이 쏠린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축구 강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모두 여성 대통령이다. 작금 시대의 흐름은 그야말로 ‘여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오는 7월1일부터 향후 4년간 보은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은 보은군의회 고은자, 하유정, 박경숙 등 의원당선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의회 내 성비로만 따져도 총 8석 중 3석을 차지하니 37.5%의 여성파워로써 무시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더구나 하유정(2,330표), 고은자(2,238표) 두 여성은 보은지역 사회의 정치 1번지인 읍에서 출마해 도합 36%의 지지율로 당당히 당선되었으니 발언권이 셀 수 있다. 읍은 보은군 전체 유권자의 44.68%를 차지하는 중심 선거구다.

또한 두 여성 당선인 모두 재선의원이다. 보은군의회 사상 최초인 4선 관록의 박범출 의원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다선의원이다. 물론 보궐선거로 등원한 후 재선에 성공한 최당열 의원도 있기는 하다. 여하튼 전반기가 됐던 후반기가 됐던 사상초유 군 의회 여성 의장의 탄생도 예고된 거나 진배없다.

남성정치인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보은 지역 정치가 이제 여성정치인들에 의해서도 좌지우지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속담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주자성리학이 들어온 16세기 조선시대부터 근세사까지 우리나라 거의 모든 곳에 만연했던 가부장적 중심의 이념으로 인해 여성의 지위가 없었던 때 생긴 속담이기 십상이다.

사회적 지위나 권리에 있어 남자를 여자보다 우대하고 존중하는 남존여비.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여필종부.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던 칠거지악으로 대표되는 지나간 시대는 이제 완연히 간 것 같다.

각설하고, 여성정치인은 보다 현실적이며 이성적으로도 생활정치를 판단하고 분석하는데 남성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여태껏 행해졌던 남성 중심의 정책적 사고에서 소외됐던 교육, 위생, 육아, 복지, 다문화, 환경, 장애, 노인문제 그리고 여성의 권익증대 등에 여성정치인의 섬세한 손길과 배려가 제대로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여성정치인 시대의 문이 활짝 열린 만큼 ‘암탉이 큰 날갯짓을 하면 집안이 흥한다’는 속담이 이 시대에 새로 생겨나게끔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4년 동안 남성정치인에 비해 지역 주민이 더 편안하게 느끼는 생활정치를 열심히 하다보면 더 큰 지지를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
다음 지방선거에서 여성 보은군수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여성 군수 출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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