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열 번째 조건은 ‘없음’이다
상태바
선택의 열 번째 조건은 ‘없음’이다
  • 최동철
  • 승인 2014.05.22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이 서넛 모인 곳에서는 여지없이 지방선거관련 이야기꽃이 한창이다.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파전이라도 곁들일라치면 마치 선거전을 방불케 하듯 숱한 출마후보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대부분 유력후보의 알려진 사실이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개인사도 한 몫 한다.

선거라는 것이 늘 상 그렇듯 입담 좋은 화자에 의해 부동층이 움직이고 판세는 파도처럼 춤춘다. 그래서 출마자들은 입담 좋은 인물들을 찾아 아예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거나 최소한 자신을 제대로 알리는데 공을 들인다.

선거전에서 출마후보들은 대부분 자신의 ‘있음’을 알리고자 최선을 다한다. 이를테면 ‘능력 있음’ ‘바꿀 수 있음’ ‘해 줄 수 있음’ ‘발전시킬 수 있음’ 등이 그것이다. 마치 도깨비 방망이라도 가지고 있는 냥 마구 공약을 남발한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없음’을 볼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다.
유학교육의 입문서라 할 수 있는 소학(小學) 입교 편에 주나라의 주공이 지었다는 주례(周禮)가 실려 있다.

즉, 지(知) 인(仁) 성(聖) 의(義) 충(忠) 화(和)의 육덕(六德)과 효(孝) 우(友) 목(睦) 겸(謙) 임(任) 휼(恤)의 육행(六行),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의 육예(六藝)를 만백성에게 가르쳤다. 그리고 여덟 가지의 항목에 대해서는 ‘없음’이래야 옳았고 ‘있음’이면 형벌을 가했다. 물론 향촌의 선량으로 나라에 벼슬을 천거하지도 않았다.

‘없음’이어야 할 첫째는 불효다. 뭇 후보들은 잘생긴 외모와 좋은 차림의 옷으로 겉을 치장하고 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부모에 불효를 했거나 하고 있는 자식이라면 선량이 되더라도 주민알기를 하찮게 여길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둘째는 동기친지 간 불화다. 형제 간 또는 친구 간에 정도 없고 의리도 없이 제 것만 더 많이 챙기려는 위인 역시 자격 미달이다. 셋째는 이웃과의 불협화음이다. 이웃과 더불어 화합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자세가 아니면서 어찌 보다 큰일을 할 수 있겠는가.

넷째는 불손이다. 남을 존중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이 옳다고 믿으며 오만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돈키호테일 가능성이 높다. ‘없음’이어야 할 다섯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후일 책임지지 않으려고 스스로는 결코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다.

여섯째는 도움이 절실한 이웃을 돕지 않는 것이다. 이웃의 아픔은 모른 체하고 제 발 등의 불만 끌 줄 아는 위인도 선량의 자격조건 미달이다. 일곱째는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다. 여덟째는 권모술수로 유권자를 현혹시켜 감정을 도발하거나 헷갈리게 하여 당선되려는 파렴치 행위도 ‘없음’이라야 할 선택의 조건이다.
이제 개개의 출마후보에 대한 관심으로 위인됨됨이를 잘 살펴 찍는 것이 곧 발전의 열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