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다섯째 조건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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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다섯째 조건은 ‘말’이다
  • 최동철
  • 승인 2014.04.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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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출세하려면 ‘언변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우리 속담에도 ‘말 잘하면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영국의 명 수상 처칠도 ’진짜처럼 거짓말을 할 수 있고, 들통 나더라도 잘 둘러댈 수 있는 달변가는 훌륭한 정치가의 소질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노자나 공자는 오히려 잘하는 말. 듣기 좋은 말은 경계해야 한다고 늘상 경고했다. 도덕경에 ‘좋게 꾸민 말은 믿을 수 없고, 거북한 말은 믿을 만하다. (美言不信 信言不美)’고 했다. 또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말이 많고, 아는 사람은 말이 적다. (言者不知 知者不言)’고도 했다.

논어 학이 편에는 ‘듣기 좋은 말을 잘하고, 보기 좋게 겉모습이나 꾸미는 자들 중에는 어진사람이 드물다(巧言令色 鮮矣仁)’고 했다. 선진 편에도 ’그래서 내가 말재주 있는 자를 싫어 한다‘는 ‘오부녕자(惡夫?者)’가 실려 있다.

나아가 ‘자주색이 붉은색의 빛과 자리를 빼앗는 것을 미워하며, 교묘한 말재주가 나라를 전복시키는 것을 미워한다(양화 편)’고도 했다. 공자는 말재주가 인간관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다른 사람을 해칠 뿐 아니라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요즘이나 당시나 정치놀음은 비슷한 모양새인 듯싶다. 지금 정치를 보노라면 온통 ‘말장난’뿐이다. 여야가 서로 비아냥댄다. 국익도 실익도 없는 치졸한 억지언사만 난무한다. 허울뿐인 ‘허언정치’로 한정된 임기를 낭비하는 꼴이다.

공자는 해로움이 되는 세 벗, 즉 손자삼우(損者三友)를 꼽으며 멀리 하라했다. 첫째, 말을 잘 꾸미거나 과장되게 하는 사람. 둘째, 남의 비위를 잘 맞추어 아첨하는 편파적인 사람. 셋째, 앞에선 치켜세우고 뒤에선 비방하는 그러니까 착한 척, 부드러운척하며 뒤통수치는 사람과 사귀면 곧 해가 된다고 했다.

언젠가 보은읍내 한 학생이 다음과 같이 제 생각을 밝힌바 있다. 한 선량이 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한 적 있단다. 그런데 그 선량은 어린학생들에게 도움 될 만한 격언이나 조언을 통한 깨우침을 주는 것이 아닌 자화자찬만 신나게 늘어놓더라는 얘기다.

거의 온 시간을 ‘자신은 쉴 새 없이 외국을 나다니며 열심히 일 하는데 일부 언론 등 특정인 등이 헐뜯고 있다’며 자기 얘기에만 열중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왜 그런 이상한 할아버지를 뽑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충격적 비판을 멋쩍게 들어야만 했다.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말했다. ‘말보다 중요한 것이 행동이다. 행동을 앞세우면 사람들은 따른다. 네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먼저 실행해라. 그리고 말을 한다면 충분히 군자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능변가든 눌변가든 ‘언행일치’를 하는 출마자를 선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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