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셋째 조건은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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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셋째 조건은 ‘배려’다
  • 최동철
  • 승인 2014.04.0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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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를 당부하는 출마 후보가 ‘배려’하는 심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선택의 조건이 된다. ‘배려’란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하는 마음씨다. 특히 자신보다 약하거나, 가진 것이 적거나 또는 신분이 낮은 즉, 상대적 약자를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걱정하며 챙겨주는 선량이라면 분명 훌륭한 지도자감 일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지방이든 선거 때만 되면 출마자들은 자신의 ‘배려’를 유권자들에 과시하려 한다. 평소 거들먹거리며 하지 않던 생활행동이나 언행도 분위기의 눈높이에 맞춰 이른바 ‘서민행보’도 알아서 한다.

선거 때는 물론 정치적 난관에 처하면 뜬금없이 재래시장으로 달려가 떡볶이, 어묵꼬지를 입에 베어 물곤 한다. 자신은 결코 독보적 존재가 아니며 사회적 약자를 늘 생각하고 무언가 도와주려는 ‘여러분’과 같은 심성의 소유자라는 것을 표현하는 몸짓인 것이다.

그나마 이러한 ‘몸짓행위’도 그들이 사회적 지도층이거나, 지도층이 되려는 의욕이 있기 때문에 유권자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다.

소위 재벌 등 일부 가진 자들은 ‘배려’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노출하곤 한다. ‘많이 갖는 것’이 목적인 이들은 배려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제 입맛에 맞게 라면을 못 끓인다고 비행기 승무원을 탓하고 호텔 요원을 폭행하기도 해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랫사람이 올린 결재서류를 눈앞에서 내팽개치며 핏대를 세우고, 제 생각만 옳다고 내세우는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부하직원이나 남 탓으로 돌리는 위인도 배려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볼 줄 아는 마음의 소유자는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다. 자기 것만을 챙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몫에서 덜어 내 약자들을 보태준다. 배려가 심성처럼 몸에 밴 사람들은 대체로 위기상황에서도 자신의 희생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

‘영국신사’라는 말이 있다. 중세 기사도의 정신이 몸에 밴 명예를 중시하고 특히 배려할 줄 아는 사나이다움을 가진 영국 남성을 표현하는 말이다. 사실인지의 여부는 확인을 못했지만 영국계가 대부분인 호주에도 다음과 같은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배가 풍랑을 만나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구조되는 순서가 있다. 제일 먼저 어린이, 다음은 여성, 노인, 반려동물 순으로 구조한 뒤 그리고도 다른 사람들, 제일 나중에 이르러서야 자기차례가 되는 것이다.

보은군수, 의회의원 등 선량이 되고자 출마한 이들 대부분은 개인 영달만을 꾀하고자 출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배려’할 줄 모르는 인물은 마땅히 들춰내 솎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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