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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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의 허와 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4.01.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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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동시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예상후보자들의 행보도 그만큼 분주해지고 있는 작금이다.
대부분 공식적인 민·관 행사나 지역 내 크고 작은 마을행사, 결혼잔치나 장례, 회갑연, 혹은 생일잔치 등에까지 빠짐없이 참석, 명함을 내밀거나 손을 잡는 등 예상후보 대다수가 제각기 얼굴 알리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기초의원을 비롯 자치단체장 예상후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루 지역 내 네, 다섯 건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만큼 절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면 지역민은 어떠한가. 집 전화나 휴대전화로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여론조사 때문에 할 일도 할 수 없고 공연히 알고 있던 후보에 대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푸념해댄다. 물론 최근에는 예상후보 본인이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민에게 인지도나 지지도를 시험해보기 위한 여론조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다.
여론조사가 한 곳에라도 걸려온 날이면 어김없이 대화는 “누가 했어?” “출마할 예상후보 그 사람이 직접 자기 것을 조사한 것이래.” 묻고 대답하는 사이 유권자들은 허탈감을 느꼈다고 했다.
한 여론조사는 출마를 결심하고 지역별 선거운동 준비를 하고 있는 어떤 후보를 조사대상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바람에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다며 하소연했다.
또 어떤 여론조사는 출마준비를 하는 예상후보를 무작정 내리고 활동은 안하지만 비중 있는 후보를 내세워 예상후보군에 올려 지역민의 인지도나 지지도를 시험하고 있다는 난처한 입장을 표명했다. 여론조사는 당 차원이든 개인후보든 간에 하나의 선거 전략적 방법 중 하나이다.
나오지 않을 인물을 후보군에 올려 출마할 후보와 여론의 경쟁을 삼는다든가, 그 후보군을 올렸을 때 여론의 반응을 살펴보는 이른바 그냥 찍어보는 식의 여론조사로 한 후보는 지인들에게나 언론에까지 불출마한다는 해명까지 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감정악화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한 예상후보는 까칠한 얼굴로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서운함을 당하니 너무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어떤 당은 아직 자치단체장 후보감조차 물색하지 못한 채 여론조사에만 의지해 여론의 향방만 감지하는 듯 인지도와 지지도를 알아보는 당 전략을 펴는 여론조사 활용 전략극도 펼쳐지고 있다.
만일 여론조사대로라면 많은 인지도와 지지도를 받은 예상후보는 덩실덩실 춤을 춰야 하는데 상황은 영 그렇지를 못하니 분명 그 이유가 있을 법 하다.
여론조사에는 큰 맹점이 있다는 것을 유권자와 예비후보들은 분명 알아야 한다.
영국 BBC의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보면 '모든 전화여론조사에는 비공식(non-official)조사'라는 언급을 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아울러서 '정당지지 여론조사를 보도하지 말라'라는 규정도 있다. 바로 면접 거절율이다. 이것은 무응답, 모름, 의견 없음과는 다른 항목이다.
약 1천여 명에게 전화조사 컨택을 했을 때 몇 명이 응답해 주느냐는 것인데 여론조사에서는 그 응답률이 몇 %이냐는 것이다.
만일 20%대라면 80%의 전화조사 응답자는 의견표시를 거절한 셈이 된다. 바로 통화면접 거절율은 전화 여론조사의 질적 문제를 야기 시킨다. 따라서 전화여론조사 70%는 엄밀히 말해 전체 유권자의 70%가 아니라 응답자 중에 70%가 그렇다는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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