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 대장정 나설 예비후보들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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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대장정 나설 예비후보들에 부쳐
  • 최동철
  • 승인 2013.12.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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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내년 6월4일 동시지방선거 180일 전이 된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관리업무도 시작된다. 출마를 앞둔 자치단체장은 당장 내일부터 민간단체 등에서 주최하는 행사 참석이 불가능해 진다. 누구든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시설물이나 인쇄물을 설치, 배부할 수 없다.

180일 대장정에 나설 ‘의지의 보은인(?)’중 몇몇은 이미 마음잡기를 마무리한 듯 보인다. 어찌 보면 어떤 곤경이 와도 먼 길을 홀로 가겠다고 나선 인물들은 그것 자체로 의지와 용기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자타의 억제력을 이겨낸 역동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아파봐야 비로소 깨닫는 게 있고, 눈물 없이는 도저히 배울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갖은 방황과 좌절을 극복해 내고 정상에 선 인물들을 우리는 지혜롭다 말하며 존경심을 갖게 한다. 반면,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는 허울뿐인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독일인들의 정신적 아버지이자 영혼의 인도자로 불리는 안셀름 그륀(Anselm Gruen) 가톨릭 신부가 있다. 독일 베네딕토 수도원장이고, 유럽인들에게는 ‘털보 신부님’으로 불리는 친숙한 분석 심리학자이자 저술가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인 ‘머물지 말고 흘러라(역자 안톤 리히테 나우어)’에 실려 있는 어느 시골 농부의 이야기가 교훈을 준다.

‘한 요정이 농부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했다. 농부의 첫 번째 소원은 비가 너무 많이 온다며 비를 멈추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비가 내리지 않자 땅은 곧 가물었고 농작물이 자라지 못했다. 그의 두 번째 소원은 밤에만 비가 내리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밤에만 비가 오자 야경꾼 등 밤일하는 사람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농부의 마지막 소원은 모든 것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안셀름 그륀은 이 이야기를 통해서 단순한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일러주고 있다.
즉 ‘나는 무엇을 바라는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얻고자 노력하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얻기를 진정 바라는 가’란 질문을 자문해 봄으로써 자신의 진면목을 알게 한다.

다만 염원이 다시 시작하게 만들고 동경 또한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되기는 하지만 목표에만 너무 집착하면 얻고자 하는 것을 결코 얻을 수 없음도 시사한다. 온갖 잡다한 것들마저 소망이 된다면, 결국 소원은 허공에 내뱉은 넋두리쯤으로 전락될 것이다.

스스로를 제대로 볼 수만 있다면, 자신의 절대적인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러한 자의식은 일상을 변화시키고, 행동의 자유를 찾게 하며, 경이로움을 경험케 할 것이다.
이것이 명분과 당위성 확보를 쟁취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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