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50대여! 깃발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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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50대여! 깃발을 들어라
  • 최동철
  • 승인 2013.10.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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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한 사회의 중추 세력은 40, 50대이다. 이들이 중산층이면 사회는 풍요로웠고, 미래는 밝았다. 그들이 빈곤하면 세상은 협잡과 탐욕이 만연했다. 예로부터 그랬다. 이들은 세상을 움직이는 지식과 경험을 갖춘 여론 주도층이며 출사 준비를 마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유가(儒家)의 경전인 예기(禮記)에도 ‘40세가 되면 강(强)이라 부르며, 벼슬살이를 할 시기이고, 50세가 되면 애(艾)라고 부르며, 중요한 관직에 나아갈 시기이다’고 쓰여 있다.

우리 근대정치사에서 40대 기수론(旗手論)을 맨 처음 주창한 이는 김영삼 14대 대통령이었다.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지명전에서 당시 44세의 김영삼 국회의원은 과거 야당이 나이 많은 후보를 지명해왔던 관례를 비판했다. 그리고 국민에게 활기 있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40대 기수’에게 리더십을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가세하여 45세의 김대중, 48세의 이철승 국회의원도 뒤따라 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유진산총재의 지명을 받았던 김영삼 의원이 1차 투표에서는 상당한 차이로 최다득표자가 되었다. 그러나 총재의 행동에 분개한 이철승 의원이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김대중 의원에게 투표하라고 권했다. 따라서 2차 투표에서는 소수파인 김대중 후보가 다득표하여 신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됐다.

199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50대 기수론’도 대두됐다. 이명박 17대 대통령이 주창자였다. 당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4선의 이종찬 국회의원을 누르고 대중정치인으로 변신에 성공한 초선 이명박 국회의원은 ‘당선 횟수 파괴’와 ‘50대 기수론’을 내세웠다.

이 의원은 특히 이듬해인 1997년에 치러질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제감각, 경제전문가, 도덕성을 갖춘 대통령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1세기를 맞이하는 데는 같은 조건이라면 50대가 적합하다며 ‘50대가 깃발을 들고 나서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50대는 신세대 감각도 가지면서 과거의 경험도 있어 지도자로서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세대교체 바람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항시 분출됐다. 정당 내의 각 후보 공천과정에서나, 국회의원, 지방선거에서 세대교체론은 비일비재하게 나타났다. 때론 정당차원을 떠나 지역대표성을 내세우는 세대교체론도 얼굴을 내밀곤 했다. 장차 지역을 대표할 중앙 정치적 인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40, 50대로의 세대교체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었다.

사실 그러하다. 지금 이런 상태로 흘러간다면 어느 세월에 보은출신 지역 국회의원이 탄생하겠는가. 충북지사나 교육감은 배출할 수 있겠는가. 이를테면 경상남도의 두 사람 김두관, 김태호 처럼 이장, 군수, 도의회 의원을 거쳐 도지사, 장관,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부상시켜 지역을 챙길 수 있는 큰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지역의 인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젊음과 세대교체가 우선이다. 40, 50대여! 깃발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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