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이제는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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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야. 이제는 물렀거라
  • 최동철 칼럼
  • 승인 2013.08.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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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린다. 우리나라의 더위는 습도가 높은 편이어서 불쾌감과 함께 간혹 숨마저 턱턱 막히게 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을 것 같던 이 무더위도 그러나 인생살이와 같이 잠깐 사이에 지나가는 것이기는 하다.

지난주에 입추가 있었고 엊그제는 말복과 칠석이 지났다. 다음 주에는 백중과 처서가 입장을 대기하고 있다. 백중은 음력 ‘칠월 보름’으로 한민족의 최대 가을 명절인 ‘8월 대보름’을 꼭 한 달 앞두었다는 의미다. 또 처서는 태양의 각도가 바뀌어 날카롭던 햇살이 자연만물을 성숙시키는 윤기로운 햇빛으로 변화했음을 알려주는 24절기 중 하나인 것이다.

올 여름은 긴 장마가 농부의 애간장을 녹였다. 더구나 이상기온으로 인한 폭염은 특히 과채농사를 짓는 농부들에 희노애락을 안겼다. 감자, 수박이 그랬고 복숭아 대추농사도 그랬다. 감자 값은 헐했고 물에 잠긴 수박은 돈 가치를 잃었다. 지난 엄동설한에 과수 목 상당수가 얼어 죽어 복숭아 등 과일은 흉년이 됐고 이상날씨에 대추열매도 많이 낙과했다고 한다.

‘삼복(三伏)에 비가 많이 오면 보은(報恩) 처자(處子)는 울겠다’는 속담이 있다.
대추나무는 초복, 중복, 말복 등 삼복에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이 때 올 해처럼 비가 많이 오면 대추가 잘 안 열린다는 것이다. 고로 대추나무가 워낙 많아 대추고을이라 불릴 정도였던 보은군과 인접한 옥천군의 청산면 두 지역은 혼인 자금을 대추의 수확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이런 속담이 생겼다고 한다.

아무튼 이제 곧 무더위가 한 풀 꺾이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 질 것이다. 10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이쯤에서는 출마를 공식화 하는 것이 정정당당한 순서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형태를 보면 정작 당사자들의 출마의사 표명여부와는 거리가 먼 추측기사로 채워졌다.

앞으로는 출마예상자들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사실 그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테면 ‘출마를 할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 ‘생각 중이거나 관망 중’ 또는 답변 없이 웃기만 했어도 입장을 밝혔던 그대로 군민들에 알려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선거에 출마하여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알리고 지지를 받아 공인이 되겠다고 마음을 굳혔으면 제일먼저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당당해야한다. 10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보은군 발전의 청사진을 구상하기는커녕 아직도 출마여부를 놓고 우물쭈물 망설이거나 요리조리 재기만 한다면 그것은 지도자의 덕목에는 자격미달이다.

어린 시절 ‘홀짝 놀이’하던 것처럼 ‘운 좋게 당선될까 안 될까’ 정도를 따져보고 있다면 제발 그만두기를 바란다. 군민들은 ‘군수’ ‘도의원’ ‘군의원’으로 활약할 이미 준비된 후보들이 나서주기를 원한다. 준비된 후보라면 이쯤에서는 출마를 공식화하고 보은군의 숙원사업이나 전반적인 군정현안에 대해 구슬 꿰듯 파악하고 공약구상에 골몰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대체로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덥다. 애꿎은 더위야, 이제는 썩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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