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달임'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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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달임'에 대한 소고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3.08.1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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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그칠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최고치를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대한 전력수급 및 열사로 인한 인명피해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삼복이라는 초복.중복.말복이라는 문화가 있다. 삼복은 가장 무더운 여름에 해당하므로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 라 부를 정도로 시원한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거나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무더위를 물리쳤던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같이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진정한 ‘복달임’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예전처럼 고기가 귀한 음식도 아니고 원기가 부족해 회복할 정도로 음식을 섭취했다가는 과식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욱 클 수 있다.
우리의 민속문화중에는 ‘복달임’ 이외에도 냇가를 찾아 고기를 잡는 ‘철엽’ 등이 있다. 몇해전 경남 하동으로 여행하던 중 섬진강 냇가에서 ‘문화재 생생체험’ 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관광객들에게 하동지역의 전통문화 체험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과거 이 지역 사람들이 섬진강가에서 제첩도 잡고 모래사장에서 찜질도 하고 소나무숲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전통을 문화재로 만들어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문화체험 행사로 10년동안 운영되고 있는 ‘하동상림 생생문화체험’ 전통문화를 현대에 살린 요즘 유행어로 ‘힐링’을 제공하고 있었다. 자연환경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조상들의 슬기가 엿보이는 문화상품이었다.
전국적으로 숲을 테마로한 관광, 문화시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들어 우리지역에서도 좋은 숲길을 걷는 숲길걷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벌써 네 번째로 진행되는 숲길 걷기 행사가 참여인원에 급급한 나머지 경품추첨과 음악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속리산 오리숲길 걷기 역시 참여인원을 의식한 경품과 음악회로 일관된 이벤트를 벗어나지 못했다. “예산이 없다” “우리도 안했으면 좋겠다”는 불평만 남는 행사를 거듭하고 있었다.
적어도 숲길걷기라면 많은 인원을 참여시키기 위해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보다는 적은 인원이라고 힐링할 수 있는 명상음악과 자연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통한 숲치유, 풀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등 자연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행사를 만들어 우리가 물려받은 복달임, 철엽의 문화를 온고지신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상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내년에도 삼복이 아닌 무더위는 여름철 내내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다. 보은속리산 오리숲에 가면 진정한 힐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문화행사가 일회성이 아닌 전통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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