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도 좋지만 보다
신중한 용어사용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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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도 좋지만 보다
신중한 용어사용 아쉽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3.04.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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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세종임금이 한글을 창제한 이유는 ‘무지한 백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함이었다’ 고 한다. 우리 글인 한글, 우리 말인 국어를 접할 때마다 쉽다는 생각보다는 어렵다는 생각이 더욱 깊숙히 자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우리 글 한글에는 국문과 한문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세종이 창제한 한글과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글의 형태는 변화를 거듭해 왔다. 국한문 혼용에 따른 순수한 우리말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글인 한글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요즘 보은군내 공식적인 현수막 게시대에는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들이 등장해 일부 주민들이 의미를 물어오고 있다. 실제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까페, ‘아시누리’ 뜻을 찾기 위해 전자사전의 도움을 받았다. 한 단어가 아니라 ‘아시’ 는 애벌의 방언으로 어린아이 일 때를 일컬으며 ‘누리’ 는 세상의 옛스러운 말로 아시와 누리라는 우리말의 합성어로 아시누리라는 고유명사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린아이 세상’ 이라고 해석되고 한국에 시집온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 여성들이 한국이라는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이와는 달리 최근 동학행사와 관련해 현수막 게시대 및 행사 프로그램에 거론된 ‘120돌’ ‘북실정화수의례’ ‘들살이’ ‘동학민중혁명’ 등 생소한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돌’이란 보통 1년을 뜻하지만 ‘아이가 처음 맞는 생일을 돌’ 이라고 하며 ‘북실 정화수의례’ 란 동학과 관련돼 북실(종곡일원)마을에서 희생하신 동학군을 추모하기 위해 우리 전통방식인 ‘정화수’ 한 그릇으로 정성과 소망을 기원하는 의식을 뜻한다. ‘들살이’ 는 들판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역시 1893년 보은을 찾아온 동학농민군이 보은 땅 이곳저곳에서 천막을 치고 생활을 재연하고자 제시된 용어임을 알 수 있다.
너무나 정겹고 보급해야 할 순수한 우리말이다. 그렇지만 막상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어색함이 앞선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돌, 정화수의례, 들살이등을 대신할 수 있는 용어를 찾아보았다. ‘120돌’ ‘북실정화수의례’ 는 지난해 동안 ‘120주년’ 과 ‘북실동학농민혁명군 위령제’ 로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 ‘들살이’ 의 경우 ‘동학농민군 체험마당’ 등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용어사용에 대해서는 순수한 우리말을 보급하고 행사를 기획하는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쉽고 친밀감 있게 다가설 수 있는 용어라는 점에서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보은지역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기획한 공식행사에 있어서 한 개인의 취향과 일부 단체의 획일화된 용어 사용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논의가 아쉬울 따름이다.
문학작품이나 예술적인 창작 작품등에 등장하는 작가의 개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용어와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한 공식적인 행사의 용어사용에 있어서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펼쳐지는 보은지역 동학관련 행사에 ‘동학민중혁명’ 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사실이다. 단순히 ‘동학농민혁명’을 ‘동학민중혁명’이라고 바꿔 표현한 용어일 수 있지만 동학농민과 동학민중의 뜻은 학계의 논의와 대중성 확보에 있어 혼선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자칫 보은읍 북실마을에 위치한 ‘보은동학농민혁명공원’ 이 '보은동학민중혁명기념공원' 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 세종 임금이 무지한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한글을 창제한 뜻을 우리 스스로 어렵게 만들고 많은 군민이 동참할 수 있는 공식적인 행사에 특정 개인과 단체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논의가 앞서야 할 것이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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