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문화원장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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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문화원장에 대한 소고(小考)'
  • 최동철
  • 승인 2013.01.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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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보은군의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온 김건식 문화원장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간 대과없이 문화원을 훌륭하게 이끌어 온 것은 그의 뛰어난 학식과 인품 덕분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구나 후학을 위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결단은 갈채받기에 충분하다 할 수 있다. 지면을 빌어 그간 노고에 감사드린다.

자연스레 이제 관심은 새 문화원장은 과연 누구일까에 쏠린다. 항설에 따르면 4명 정도가 거론된다. 모두 문화예술분야에 각별한 연관이 있거나 관심이 지대한 분들로 알려져 있다. 물론 현재 종사하고 있는 각 자의 본업과 관련해서도 별 문제는 없다.

현행 지방문화원의 설립과 운영 등을 규정한 지방문화원진흥법은 정치. 종교 활동 참여만 금지하고 있을 뿐, 겸직금지 규정은 없다. 즉, 제11조(정치관여 등의 금지) ① 지방문화원은 정치나 종교 활동에 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지방문화원장은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또는 정당의 간부를 겸(兼)할 수 없다고 되어 있을 뿐이다. 이외에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사업적 재능이 있는 사람 중에서 문화예술이라는 산업장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과 달리 급변하는 디지털시대 문화원장은 문화마케팅 전문가가 보다 역동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1930년 대 활동했던 김광균 시인조차도 그 당시에 벌써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이 낙원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시와 경제의 사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면 다만 휴지와 지폐, 종이 두 장만 남을 뿐이다’고 설파했다.

문화원장은 가급적 문화와 경제의 경계선에 위치해야 한다. 중개자, 매개자라기보다는 경계선의 영역을 적절히 지키면서 문화와 경제의 상생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원장의 자질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첫 번째는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에 대한 이론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실 문화원장은 예술가가 아닌 사업가적 운영자다. 그래서 문화콘텐츠 개발에 유능하고 예술가들과도 격의 없는 토론과 작업을 즐기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시골 농촌인 보은군이 내세울 만한 것은 별반 없다. 그래서 세상이 관심을 갖게 하여 보은군이 유지 발전하는 길은 오직 문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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