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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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수매의 그림자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11.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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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지역에서도 예외 없이 추곡수매에 얽힌 갖가지 상황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1년 농사를 지어놓고 풍성한 계절을 맞은 시기임에도 농민들은 추곡수매가격과 관련 아우성을 쳐대고 억장 무너지는 가슴앓이를 해대는 그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어찌된 일인가. 우리나라 농정정책의 현주소가 이렇단 말인가. 유난히 우박, 태풍이 잦았던 올해는 과수 농가를 비롯 쌀 농가조차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더욱 커졌다.
전국의 하늘에서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마치 태풍의 폭풍전야처럼 회오리바람처럼 일었다.
농민들의 원성은 바로 추곡수매에 대한 농정정책의 부작용일 것이다.
한 달 기간을 두고 수차례의 이사회를 거치면서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이 다행스럽게도 보은농협은 19일 오전에, 남보은농협은 20일 오후에 각각 추곡수매가격을 타결하고 농민들의 상채기 난 마음을 겨우 달랬다.
물론 이번 추곡수매가격은 보은농협이 2천원 오른 특등품이 5만8천원이고 1등품은 5만6천원, 2등품 5만4천원, 3등급 5만2천원으로 결정됐다.
보은농협의 한 중견관계자는 농민들이 모두 만족하는 금액은 아니라 하더라도 농협은 최선을 다했다.“며 ”내년 농협경영을 해보아 손익이 발생하면 반드시 이익금의 50%를 농가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훈훈한 약속도 내놓았다.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치공약들이 유령처럼 날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내뿜는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얼마나 가능성 있을 것이냐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농민신문에 기고한 한 학자의 말이 가슴에 다가온다.
진정성 담은 공약을 제시하라는 제목이다. 누가 뭐래도 농업, 농촌은 경제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중요한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작금에는 도시근로자와 농가간의 그리고 상 하위계층간의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권은 농촌, 농업문제에 대한 뚜렷한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추수를 하고 났지만 기뻐할 것이 별로 없다고 이구동성 말들을 하고 있다.
오죽하면 전남의 한 농가에서는 “농민에게는 생산비를 보장하고 국민에게는 안정된 공급을 갖추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시행하라며 차기 대통령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받아들이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태풍피해 보상과 쌀값보장, 한우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수차례 촉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현실성 없는 지원금과 형편없이 낮은 공공비축미 가격, 송아지 안정제마저 무력화됐다고 항의했다.
이에 농민들은 이달 말 농축산물 청와대 반납투쟁을 시작으로 대통령 선거가 있는 12월 19일까지 백수피해를 입은 벼에 대한 대책과 국가수매제 도입을 위한 공공비축미 수매거부 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 태풍 피해보다도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정부의 대책이 농민을 위로하기 보다는 더욱 실망에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보다 뚜렷한 농촌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현명한 농정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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