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대추의 적정가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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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대추의 적정가격은?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2.11.0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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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축제가 열리기 이전까지 제사상이나 또는 약재용으로만 쓰이는 줄 알았던 대추가 생대추=과일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은대추축제는 대추의 개념을 바꾼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만하다.
보은대추를 전국에 홍보한 대추축제가 끝이 났다. 올해 축제장에서 생대추는 당초 대추농가가 책정했던 가격에서 15~20% 내려 24㎜ 8000원, 26㎜ 1만1000원, 28㎜ 1만5000원, 30㎜는 2만원에 판매했다. 30㎜ 이상의 가격은 농가 임의에 맡겨 대추로만 총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축제장에 대추 1000농가가 참여했다면 1농가당 150만원의 소득을 올린 셈이다. 축제 동안 많게는 하루 400만원에서 적게는 10만원도 채 못 판 농가도 나타났다. 상술이나 위치, 또는 맛에 따라 판매에 양극화가 빚어졌다.
대추수확철인 이맘때면 보은군대추작목협회가 정하는 보은 대추가격을 놓고 논란이 나타나고 있다. 비싸다는 시각도 있지만 보은대추=명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가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은대추가 비싸다고 주장하는 쪽은 대체로 대추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경산대추와 비교한다. 경산대추에 두 세 배하는 보은대추 가격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셈법이다. 올해 경산대추는 농협이 운영하는 마트에서 400g에 4000원, 1㎏에 1만 원선에 거래됐다는 게 농협 관계자의 증언으로 이 가격의 두 배인 보은대추 가격으로서는 시장에서 경산대추를 상대할 수 없다고 계산하고 있다.
보은대추 중 왕대추 한 알의 경우 배나 사과 한 개 값과 맞먹는 가격이다. 보은지역의 왕생대추 1㎏은 사과나 배 한 박스(5㎏) 가격인 2만5000~4만 원선에 팔려나간다.
반면 계속 고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우리가 경산대추와 같은 가격 수준이면 명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보은지역에서 나온 대추의 반만 팔지라도 경산대추 가격과 차별을 둬 출시해야 명품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은의 대추가 인기를 끈 것은 높은 당도, 큰 알, 옛 명성 등이 어우러진 덕이다. 특히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실제 보은의 생대추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생대추가 없어 팔지 못하는 농가들도 속출했다. 대추판매로 1억 넘게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인위적으로 대추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게 가격을 차별화하자는 측의 설명이다.
보은군의 최근 대추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대추고장이라고 내세우기 쑥스러울 정도의 미미했던 생산량이 지난해는 약 1500톤, 올해는 1800톤을 예상하고 내년에는 2000톤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간다. 그렇지만 섣불리 우리가 먼저 나서 가격이 비싸니 낮추자고 자의적 해석으로 대외에 선전하는 것은 경계했으면 한다. 인위적으로 선을 긋기보다 자연스레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게 바람직하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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