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은 안보이며 주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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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은 안보이며 주권이다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2.07.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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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의 사전적 의미는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곡식이나 감자, 고구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흔히들 ‘식량’이라하면 사람이 먹는 양곡이나 대체 작물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식량은 우리 국민들이 먹는 쌀, 감자, 고구마의 범주를 떠나 밀가루, 설탕, 보리, 옥수수, 채소류, 과일류와 가축이 먹는 사료 등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틀어 농산물이라고 한다. 농산물이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금치” “금참외” ”금사과“등으로 표현하는 각종 언론매체의 잘못된 보도로 마치 물가상승의 주범이 농산물인 것처럼 호도되어 왔다.
그러면서 정작 농산물가격이 똥값이 되었을 때는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물가가 낮아졌다”는 보도는 없다. 그래서 농업계에서는 물가지수에서 농산물은 제외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도 잠시이고 물량이 없어 농민손에 들어오는 것은 없다. 가격이 헐값에 형성되면 이때도 농민손에 들어오는 것이 없고 그 기간이 길게 나타나는 것이 농산물의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11년 말 기준 약 27%로 해외에서 수입하지 않으면 100명중 73명은 굶어야 하는 것이다. 식량주권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곡물생산국에서는 “자국민 먼저 먹인 후 수출한다.” 다시 말해 자국의 식량사정이 좋지 안으면 식량수입국의 사정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곡물생산국에서 국내 농산물흉작 등을 빌미로 가격을 올리거나 다른 요구를 하며 곡물가를 손에 쥐고 무기로 흔든다면 우리나라는 꼼짝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다.
예컨대 밀의 수입이 안될 경우 밀가루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며 국수, 중국요리, 빵, 과자등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는 식품가격이 올라 서민경제를 크게 압박할 것이다.
여기에 옥수수, 밀 등 사료원료가 오르거나 수입이 중단될 경우 사료원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축산산업은 하루아침에 초토화되고 말 것이다.
지난 수년간 미국산 소고기수입과 국제곡물가 폭등으로 한우, 낙농, 양돈등 축산업이 크게 흔들렸던 사실을 교훈삼아야 한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포도와 과수산업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리적 여건과 건포도 대 생과라는 인식하에 농업인의 경쟁력 있는 생산기반과 품질개선 노력으로 오히려 포도는 체결전보다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한우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산소기기 수입이 늘면 늘수록 한우의 가격 경쟁력은 떨러지고 결국 한우사육을 포기해야할 단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우려는 그 어느 때 보다 크다.
농업주권 사수를 위한 대책없이 한-중에프티에이가 체결될 경우 쌀,콩, 참깨, 마늘 , 고추 등 모든 농산물이 관세없이 쏱아져 들어오고 이로 인해 우리의 식량주권은 사실상 붕괴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7월 3일 서울도심에서 한-중에프티에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에는 보은농민 50여명도 참가해 뜻을 같이했다. 농민들은 우선당장의 이익보다 무기화 되어가고 있는 세계 식량시장으로부터 국가의 식량안보와 주권을 지키려는 몸부림인 것이다.
세계는 식량이 무기화되고 있다. 식량이라는 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안보와 주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식량은 안보이며 주권이다.

/나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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