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상황 맞은 호국원 유치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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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상황 맞은 호국원 유치사업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6.0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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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양론으로 민심의 이분오열과 뜨거운 감자로 부상됐던 군의 호국원 유치사업이 사실상 포기단계에 와 있다.
지난달 31일 군은 보훈처로 ‘6개항의 조항을 달아 국립 호국원의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더 이상 추진하기가 무리일수 밖에 없다고 판단된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회신이 오지 않아 사실상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이쯤 되면 군의 호국원 유치사업 결정이 처음부터 과연 바른 결정 이었는가 묻고 싶다.
군 행정은 소수 이익이 아닌 바로 전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문 행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호국원 유치사업은 누가 보더라도 다수를 위한 지역경제 발전프로젝트가 아니며 지역발전을 위한 생산적 기반시설이 아니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 할 이 없다.
전문적인 행정력을 발휘해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혐오시설을 유치하면서 더구나 주민들에게 열린 행정을 펴고도 모라랄 판에 주먹구구식 비밀행정으로 유치작전을 펴 왔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이다.
설사 괴산군과 경쟁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사전 분명히 혐오시설에 대해서는 군민들에게 고시했어야 함은 물론 주민공청회를 통해 이해와 설득을 구했어야 했다.
국책사업 중 혐오시설인 호국원 유치사업은 타 지방이 이미 선례화 되어 보여준 것처럼 어느 한 사람의 공과를 위해 혹은 일부의 이익만을 위해 전체의 희생을 강요하는 비밀 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1일 장안면 구인리 주민대표 등 마을사람들 30여명은 오후 2시부터 군수실을 점거하고 호국원 유치 백지화를 위한 집회에 들어가 그 다음날 오후 4시까지 이어지다 결국 군수의 전화통화로 면담요청이 이뤄지면서 해산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면담날짜는 잡혀지지 않았다는 게 관계공무원의 언급이다.
주민들은 주장한다.
이번 호국원 유치사업은 분명 군민들을 안중에 두지 않고 몇몇 사람들의 머리로만 기획된 사업으로 30년 만에 어렵게 부활된 지방자치의 목적을 위배한 것 이라고.
이번 사업 유치는 처음에는 군수를 비롯 일부 공무원을 포함 찬성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오로지 반대를 표명했던 사람들은 장안면 구인리 주민들뿐으로 목소리를 목청껏 외쳤다.
땅값을 많이 받으려는 계획으로 반대를 한다. 등등의 수많은 루머들이 오갔다.
군청 앞에서 호국원 유치반대 현수막이 쳐지기만 하면 눈에 띌세라 걷어내기 바빴던 공무원들이 아니던가.
급기야는 구인리 주민들은 한사람씩 돌아가며 현수막을 지키려 뙤약볕에 군번을 서기도 했다.
군청 앞에서 태양이 사정없이 내리쬐던 어느 오후, 팔순이 넘은 노인 한분이 망을 서며 “이럴 수가 있느냐, 아무런 말조차 없이 대대손손 살아오며 조상들이 물려준 땅에 남의 조상을 묻으려 하고 그리고 떠나라 하니 이런 답답한 노릇이 어디 있겠냐”며 한숨을 토해냈다.
호국원 유치 백지화를 요구하며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한숨을 토해내던 한 주민은 “어려울 때 아무도 우리 편이 돼주지 않았다. 하물며 지역구 군 의원조차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며 한탄을 했다.
연일 뜨거운 감자로 민심의 부아를 끓게 한 호국원 유치사업이 이젠 진정 꼬리를 내리는가.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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