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C통합 끌수록 손해다
상태바
RPC통합 끌수록 손해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2.05.10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간 미곡종합처리장(RPC) 통합을 위한 회동이 지난주 있었다. 남보은농협의 요청에 의해 보은군이 중재한 자리였다고 한다. 당사자인 보은농협 측에서는 곽덕일 조합장, 박근수 경제상무, 임면수 RPC장이, 남보은농협에서는 박순태 조합장, 김인환 경제상무, 김대식 RPC장이 참여했다. 농협보은군지부 신현성 지부장과 배순열 농정지원 단장, 그리고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에서 남기영 양곡자재팀 차장도 모습을 보였다. 진행은 정상혁 군수가 주재했으며 정윤오 농축산 과장 등이 배석했다. 비공개로 3시간 여 진행된 논의 결과 참석자들은 “원칙적으로 통합에 공감을 표하고 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는 전언이다. 지난 4월 초 박순태 조합장 취임 후 두 조합이 상견례를 가졌다는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오간 내용만으로 보면 3년 전 추진협의회만 구성했다 어물쩍 넘어간 전철을 또 밟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관내 RPC는 도정시설의 노후화로 고품질 완전미 생산계획에 차질이 있고 농협별 자체 수매관리로 인해 품질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또 RPC간 브랜드 난립으로 보은군의 고품질 브랜드쌀 이미지 훼손도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농가가 희망하는 수매량을 확대하고 판로개척 및 판매망 확충, 브랜드 정리와 고품질 쌀을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RPC 통합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통합방식은 농협법 조합공동사업법인 지침에 따라 보은농협 RPC, 남보은농협 RPC 간 쌀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하여야 한다. 통합이 성사되면 평가에 따라 벼매입자금 매년 20억원 5년간 추가지원, 건조 저장시설 사업비 9억원, 가공시설현대화 4억원, 홍보 및 컨설팅비 2억원 등 적지 않은 지원(국비30% 도비3% 군비7% 자담65%)이 따른다.
지난 2009년부터 두 농협은 RPC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통합을 기조로 갖고 있었음에도 통합은 흐지부지 끝났다. 그러다 남보은농협의 조합장이 바뀌면서 통합에 다시 나섰다. 곽덕일 조합장은 통합이 지지부진했던 것에 대해 “양 조합이 통합에 공감하고 있고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남보은농협 쪽에서 여러 품종을 수매하기 때문에 통합에 접근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남보은농협의 다품종 수매를 걸림돌로 짚었다.
당장 통합이 아쉬운 쪽은 보은농협보다는 남보은농협이다. 박 조합장이 통합을 성사시키고자 원한다면 곽 조합장이 지적한 점에 대해 태도를 분명히 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벼 재배농가의 소득증가를 위해서는 다수확 품종 벼 재배가 유리하고 원활한 판매를 위해선 단일미가 유리하기 때문에 농민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어정쩡한 쌀 수매 전략 갖고 서는 통합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또 판을 깔아져도 원칙만 강조하고 미온적인 자세로 임하면 머쓱한 회의만 된다. 아울러 박 조합장은 조합장으로서 때로는 조합원과 이사들을 설득시킬 강단도 필요하다. 자존심도 접을 땐 접을 수 있어야 논의도 진일보할 수 있다. 이번 회의 결과 논의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려면 먼저 남보은농협의 진솔한 입장을 타진하고 이에 따른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