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사안 공론조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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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사안 공론조성 아쉽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2.04.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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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권 호국원 유치가 여전히 지역의 화제다. 보은군이 후보지로 내세운 장안면 구인리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유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구인리 주민들은 후보지는 농경지가 적지 않다며 반대를 외치고 있다. 보은군과 사회단체 등은 지역경제에 절대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들어 호국원 유치에 적극적인 입장이었지만 해당지역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힘이 빠졌다. 입지 확정도 되기 전 경쟁상대인 괴산군에 밀렸다는 냉소적인 시각도 나왔지만 보은군으로 확정돼 실시협약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대하는 구인리 현지 주민들의 주장은 대체로 이렇다. 호국원 대상지에 주민의 농경지가 다수 포함돼 있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입장이다. 호국원 후보지로 처음 35만평 예상했다가 줄어들면서 65가구가 상존하는 구인리 주민의 땅만 포함됐다. 예정 부지 농경지 중에는 경지정리한지 몇 해 안 되는 절대농지가 많아 호국원이 들어서면 먹고 살길이 없다는 것이다. 호국원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등 경제적 효과가 따르겠지만 구인리 입장에선 생명수인 농경지가 다수이기 때문에 찬성할 수 없다는 견해다.
반면 군은 유동인구로 지역경제에 상당한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호국원을 유치하면 석물이며 식당, 꽃 가게 등이 활성화되고 기타 관광업과 건설업에도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상혁 군수는 “호국원 공사비용만도 1200억 원에 달하며 방문객이 연간 1200만 명으로 이들이 먹고 쓰는 비용을 감안하면 지역에 미치는 경제파급력이 대단히 알찬 사업”이라며 유치에 힘을 실었다.
호국원은 국가보훈처가 802억 원을 들여 2015년까지 건립할 예정으로 중부권 후보지로는 보은군과 괴산군 문광면 두 곳으로 압축돼 국가보훈처가 결국 장안면 구인리로 확정했다. 보은군은 청원~상주고속도로 속리산 IC에서 5분 이내 거리에 있는데다 경사가 완만한 지형이어서 토목공사비 등 개발비용이 적게 드는 비용이 부각됐다. 반면 괴산군은 문광면 일대의 땅값이 싼데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찬성이 매력이었다.
지난해 보훈처가 전문용역사에 의뢰해 후보지를 비교 검토한 결과 보은군이 사회적·지리적·경제적 요건 등 전체 종합평가 점수에서 높게 나타났다. 보은이 개발에 용이하고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총 공사비 역시 보은군에 조성될 경우 약 90억원에서 144억원 정도 절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확정소식 후 보은군이 거침없이 질주할 것 처럼 보였지만 현지반발에 드러내놓고 좋아하기도 싫어하기도 모호한 상황이 됐다.
물론 호국원이 유치되면 보은군에 각종 반사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난색하는 주민 또한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호국원 유치와 같은 큰 사안을 놓고 군과 그리고 지난 총선 시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했듯 정치권이 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추진하는 것은 동기를 떠나 설득력과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정치는 과정을 밟아야 하는 영역이란 점에서도 그렇고 답보다는 과정을, 효율성보다는 정당성이 더 중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논리만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효과 이전에 뒷말을 낳고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 작년 우리지역은 속리산 관광특구 활성화 사업 후 속리산 주민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은 경험도 갖고 있다. 앞으로 주민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은 공론에 부쳐 합일의 결과를 만들어 냈으면 하는 바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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