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사람’이란 보통사람과는 달리 훨씬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런 유형의 사람을 예전에는 군자, 대인, 대장부, 영웅호걸이라 칭했다. 시대가 바뀐 현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의원’ ‘회장’ ‘사장’ 그리고 뒤편에 ‘사’자 붙는 직업군이 차지해버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비범한 자로 거듭 나기위해 안쓰러울 정도의 갖은 용트림을 해댄다. 허풍도 있고, 숨김도 있고, 사기성과 똥배짱도 있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분인 공자(孔子)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한 말씀했다. ‘말과 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 할 수는 없다’면서 ‘덕이 있는 사람은 말을 잘한다. 하지만 말을 잘한다고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가르침을 주었다. 또 ‘어진 사람은 용기가 있지만 용기 있는 사람이 반드시 어진 사람은 아니다’ 고 언급하기도 했다.
군자와 소인에 대해서도 한 말씀 했다. 군자는 작은 것은 알 수 없어도 큰일을 맡을 수 있고, 소인은 큰일은 맡을 수 없지만 작은 것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군자는 의리를 중시하지만 소인은 이익만을 추구한다. 군자는 두루 사귀되 네 편, 내 편을 가르지 않고 소인은 편은 가르되 두루 사귀지는 못한다고 했다.
요즘 우리나라의 시대 흐름을 보노라면 악용정치에서 비롯됐던 영호남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된 것으로 느낌이 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리배와 정상배들이 작당하여 만들어 낸 때 아닌 보수와 진보의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나라 전체가 사분오열 된 형국이다. 국민을 네 편 내 편 논리로 이간시키고 충동질하는가 하면 심지어 언론 간, 종교간 대립 등도 부추기는 모양새도 내비쳤다. 정녕 공자가 말한 ‘소인배의 나라’와 유사했다.
대장부에 대해서는 맹자(孟子)가 나름 정의를 내렸다. 맹자의 대장부란 천하의 넓은 곳에 몸을 두고, 바른 위치에 서있고, 큰길을 걷는다. 또 뜻을 얻으면 백성들과 함께 그 길로 가고, 뜻을 얻지 못하면 혼자 간다. 부귀로 인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가난과 업신여김으로도 그 마음을 바꿀 수 없다. 위세나 폭력으로도 그의 지조를 꺾지 못하니 그런 자를 일러 대장부라 한다고 했다.
주자(朱子) 또한 대인은 ‘광명정대하고 막힘없이 통하여 푸른 하늘의 밝은 태양과 같다’고 했다. 마치 높은 산이나 큰 강 같고 우레와 번개처럼 위엄이 있다고도 했다. 비와 이슬처럼 윤택이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용과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기린과 봉황처럼 성스럽다고도 했다. 도량이 넓고 깨끗하여 털 끝 만큼도 의심할 만한 것이 없는 사람이 대인이라 했다.
이에 반해 소인은 아부를 잘해 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서로 무리를 지어 잘 숨기도한다고 했다. 특히 자신의 이익과 관련해서는 뱀과 지렁이처럼 얽혀 자질구레한 것까지 챙긴다고 했다. 귀신과 불여우처럼 남을 잘 현혹시키고 도적처럼 훔치기를 잘하고 재빠르고 교활하여 견줄 데가 없는 사람이 소인배라고 강조했다.
총선이 50여일 남았다. 이제 유권자는 과연 누가 대인배이고, 소인배인지 지켜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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