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유통 이대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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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유통 이대로는 아니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12.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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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유통 대표가 목을 매 숨졌다. 지난주 보은읍 원룸주택 가스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 회사 직원이 발견했다. 대표의 사인을 경찰과 주변은 주 대표가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무엇 때문에 극단적인 죽음을 택했는지 확실하게 들어난 정황은 나온 게 없다. 다만 신체적으로 건강했고 돈관계도 깨끗한데다 최근 경영난 등으로 괴로워했다는 주변의 말에 비쳐 주 대표의 죽음이 속리산유통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파장이 예상되면서 이제 출범 4년차를 맞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보은군과 농·축협, 영농법인, 주민 등 주주 1608명이 45억 9900만원을 출자한 속리산유통은 설립 후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09년 19억 매출을 올려 1억6700만원 적자를 신고했다. 이듬해에는 74억 매출에 2억8000만원 손실을 입었다.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 3/4분기까지 매출 57억 원을 달성했지만 6억8000만원이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3년간 누적적자가 11억 2700만원에 달한다. 시간이 갈수록 적자폭이 거꾸로 불어나고 있다. 정부의 운영자금 지원을 감안한다면 실제 영업 손실은 더 큰 셈이다.
올 초 속리산유통은 사업 활성화 계획을 세웠지만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 점검결과 지역에서 생산자단체들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구체적 실천계획도 부재했다.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했음에도 운영에 대한 조치, 내용이 없었다. 지자체 유통회사임에도 생산자단체와 통합마케팅을 위한 협력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산지유통센터 건립 및 서울 축산물 매장의 처리 등 사업에 대한 활성화 의지가 전무하고 지자체가 대주주로서 의사결정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의지 또한 불분명하다고 판단을 내리고 조치계획을 통보받았다. 조사결과가 실상과 다르게 나타났는지 모르지만 유통회사로서 필요한 산지유통센터 건립(사업비 35억원)의 경우 어렵게 선정됐음에도 속리산유통은 자부담 30%에 대한 여력이 없어 사업을 포기했다. 대신 보은농협이 25억 원 규모의 APC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항간에서는 주 대표가 취임하기 전쯤 속리산유통이 비수기철 경영실적을 의식, 양파 등 7억 원을 경남지역에서 매입했다가 공급처를 중간에 잃으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회사 관련자는 양파 매입과 관련 “비수기라고 직원을 놀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사회 승인을 거친 사항이었다. 납품계약을 체결한 농수산 홈쇼핑에 양파를 납품하다 보은산 포도납품에서 크레임이 걸려 계약이 중간에 취소됐다. 하지만 최근 보관하고 있던 양파를 처분할 계약을 체결해 양파매입으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은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속리산유통이 미미한 지역농산물을 대신해 계절과일이나 품목 등 타 지역 농산물로 매출을 높이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역농산물을 파는 게 우선목적인지 수익창출이 먼저인지 방향설정을 분명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속리산유통은 군민의 관심과 성원, 참여로 출범했다. 적게는 수십 만 원부터 투자한 소액주주인 농민과 비농업인만 1587명이다. 분명한 것은 실패하면 돈을 까먹고 지역경제도 타격을 입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역에서는 속리산유통에 대해 체질쇄신을 주문하고 있다. 산지유통과 소비지 유통의 혼재, 농협과 불필요한 경쟁,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임직원의 의식전환, 전문가 부재 등 각종 지적이 양산되고 있다. 주주들은 군의 권유가 있었기에 믿고 따랐다. 지분 49.9%를 소유한 군이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속히 파산절차를 진행하던지 아니면 속리산유통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도리고 승산도 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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