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서민들 삶의 실상을 아는지 모르는지 흔해빠진 이른바 ‘정권 실세’들은 동떨어진 대책이나 허울 좋은 정책만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민생고가 어느 지경인지 파악조차 안 되어있는 모양새다. 혹시 지금이 태평성대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과 구직자에게 올 한 해를 축약하는 사자성어를 물었더니 직장인은 수무푼전(手無分錢), 구직자는 망자재배(芒刺在背)를 많이 선택했다고 한다.
수무푼전은 ‘땡전 한 푼 없다’는 말 표현대로 ‘수중에 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즉 열심히 일을 했으나 물가가 워낙 많이 올라 저축은커녕 쓸 돈도 없다는 의미다. 집 가진 빈곤층을 이르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도 있다. 비싼 집 한 채를 가지고는 있지만 정작 생활비 등이 없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살아가는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가졌다는 것은 부의 척도이자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인식됐었다. 그래서 자칭 중산충인 직장인들이 2-3억씩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대출이자와 자녀 학자금, 물가고 등에 발목 잡혀 매달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망자재배는 가시를 등에 진다는 뜻으로,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편하지 않다는 의미다. 국내외 경기가 안 좋아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대출받은 학자금은 졸업했으니 갚아야 하고 집에서도 눈칫밥 먹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구직자들의 심정을 십분 표현하는 사자성어다. 어찌됐든 올 한해는 직장인이든 직장이 없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에게든 그리 즐겁지 않은 한 해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새해는 어떠할까. 흑룡의 해이니 뭔가 꿈틀꿈틀 하늘거리며 치솟아 오르는 느낌이 와 닿기는 한다. 내년에는 민심의 힘으로 천심(天心)을 밝혀줄 총선과 대선이 있다. 그래서 누가 뭐라 해도 공명선거(公明選擧), 네 글자가 강조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공명선거란 선거과정에서 선거법이 지켜지고 국민의 의사가 선거결과에 왜곡됨이 없이 반영되는 선거를 말한다. 즉 후보자는 선거법규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유권자는 외부의 압력 없이 자기의 의사에 따라 투표하고, 선거관리기관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함으로써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됨이 없이 선거결과에 정확하게 반영되어 그 결과에 대해 누구든지 승복할 수 있게 하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5년차인 내년에 남북관계 개선, 물가안정, 학력철폐,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경제 연착륙'을 국정 핵심과제로 선정했다고 한다. 부디 내년에는 전쟁 불안 없이 물가 안정으로 민초들의 편안한 생활이 영위되길 기대해본다. 더하여 보은군내 모든 이들의 만사형통(萬事亨通)이 되길 염원한다.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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