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과 둘리공원의 꽃마차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비판보다는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여 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면 어떨까.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정이품송은 소위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표본이다. 정이품송에 얽힌 옛이야기가 없었다면 정이품송은 그냥 소나무에 불과 했을 것이다.
꽃마차도 마찬가지다.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면 속리산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스토리텔링은 입에서 입으로 또는 인터넷상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나갈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속리산 주민들에게 물어보았다. 조각공원이 어디인지? 솔향공원이 어디인지? 은구석공원이 어디인지? 도깨비잔치공원이 어디인지? 잘 모른다. 잘 모르니 관광객들에게 적극 권장하기도 알려주지도 못한다. 어차피 진행되는 사업이라면 서로 서로 의견을 모아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식당메뉴판에 가격도 중요하지만 주변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액자나 포스터라도 전시하여 관광객들이 속리산 주변에 이렇게 훌륭한 곳들이 있다고 알려야 할 책무가 있고 필요성이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실시한 사업이고 관광이 주된 수입원으로 지역의 미래가 달렸고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게 해야 한다. 그러나 쉽게 열리지 않는다. 관광지라고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고 품질이 뒤따라 주지 않는다면 관광객들은 냉정하다. 말 그대로 쓰레기만 버리고 다녀간 흔적만 남기고 간다.
기존의 속리산과 법주사, 문장대만으로 최근의 관광추이를 따라잡기엔 부족하다. 관광객들이 보은읍내에서 삼년산성을 둘러보고 말티재를 굽이굽이 돌아 둘리공원을 거쳐 국내유일의 소나무전시관과 둘리공원이나 도깨비 잔치공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정이품송을 본다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정이품송에서 세조행차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재현한다면 이것 또한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속리산 산신제의 송이놀이는 풍자와 해학이 가미된 훌륭한 마당놀이극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문화자원이다. 은구석공원도 마찬가지다.
둘러보면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노력이 따라야 한다. 뒷짐 지고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 주민들 스스로 자정노력을 해야 한다.
관광객들의 불만을 인터뷰해보고 그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속리산 상인 및 일부 협회는 그러한 노력을 해왔다. 방식이 잘못되었을 수는 있어도 속리산의 문제를 오랜 시간동안 고민하고 염려해왔다. 곳곳에 그 노력의 흔적들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속리산 관광특구 활성화 사업 후 불거진 몸살들이 주민 간 갈등으로 확산되기보다 아픔을 딛고 새롭게 성장하는 속리산으로 진전되는 계기이길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속리산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역량이 모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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