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 소통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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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소통이 아쉽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7.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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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반이 훌쩍 넘긴 올해 보은군의 화두로 아직까진 소통부재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정상혁 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둘째 넷째 주말을 군민과 대화의 날로 정하고 소통에 공을 들였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새나오고 있다. 지난주 한우협회가 한우축제 예산지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해 올 초 불거진 친환경 쌀 학교급식 문제도 최근까지 집회가 이어지는 등 여전한 난제다. 또 궁저수지 둑 높임 사업으로 찬반 대립했던 감정이 아물지 않았으며 수면아래 잠복 중인 지역고교 통폐합이나 인문계 간 학생 정원수를 둘러싼 문제도 지역의 이슈로 등장, 쟁점화 될 전망이다.
우리지역도 사회가 복잡 다양해지면서 주민, 단체, 지역 간 갈등은 확산되지만 이에 따른 대화와 타협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겨난 문제 중 하나가 소통의 부재라는데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를 살면서도 이로 인해 우리사회가 지불하는 비용은 갈수록 커가고 있다. 소통의 부재로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한 해 300조에 달한다고 하니 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전문가가 쓴 소통의 기술에는 우리가 버려야 할 버릇이 몇 가지가 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누가 어떤 실수를 했거나 잘못을 하면 사람들이 흔히 내 뱉는 말이 그것이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혹은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남을 사람이었다는 듯이 사람의 됨됨이를 단정 지으며 하는 말일 것이다. 이렇게 사람을 낙인찍어 버리면 마음의 문을 닫아 잠그기 때문에 더 이상 대화를 발전적으로 하기 힘들게 된다. 사람들이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을 하는 큰 이유는 자기 주변에서 벌어진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해 과거의 증거들을 모아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 누가 그 말을 먼저 꺼내면 ‘맞아,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하고 맞장구를 치고 그 시나리오를 더욱 풍부하고 정교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까지 한다.
‘그것도 못해’와 ‘그것도 몰라’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누구나 타인이 나를 낮추어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거나 내가 낮추어지는 상황이 되면 불쾌해 하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별다른 악의없이 농담 삼아 던진 말이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상상 이상의 끔직한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내 쪽에서야 궁금하기 짝이 없고 도대체 왜 그가 그런 실수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이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문제가 아닐 때가 많다.”
개인 뿐 아니라 소통의 부재 속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는 사회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 현안들을 추진함에 있어 소통의 부재는 지역발전을 저해하거나 모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정 군수는 신년사에서 올해 소통을 제일의 항목으로 제시했다. “군민의 애로와 건의를 군정에 반영하고 군민이 군정을 이해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한번 불거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물론 대화는 상대가 있고 피치못할 사정과 시간과 절차와 예상치 못한 각종 어려움이 따라 문제해결은 겉보기처럼 간단치 않다. 그러나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넘치는 나머지 양방향 소통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시스템 전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대화 나누기를 좋아하는 정 군수 능력상 지역의 핵심 리더로 소통에 좀 더 진정성을 갖고 열의를 보인다면 해결 못할 일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또 목소리 키우고 집단행동으로 호소하기 이전에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접근하려는 사회행태가 아쉽기도 하고.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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