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여름,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예기치 않은 폭염으로 무려 3만 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도 해마다 170여명이 폭염으로 사망한다. 폭염이 인류에게 이 같은 재앙으로 나타난 것은 온실효과 때문이다. 영국 기상청과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온실 효과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와 수증기 등이 온실의 유리와 같은 작용을 해 지구의 표면 온도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게 하여 인간이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석유, 석탄 과다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온실효과가 더욱 심해졌다’며 결국 이는 지구 온난화를 불러왔고 2003년 유럽의 폭염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현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 피해가 급증하고, 식량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이미 나왔다. 미국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기후변화가 앞으로 빈곤국을 중심으로 인류 문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보고했다. 또 유럽환경청(EEA)보고서는 장차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유럽남부에서 자라는 농작물 재배지가 북쪽으로 옮겨가거나 멸종될 것으로 예측했다.
어쨌든 이 같은 이상기후와 관련한 인류의 절체절명 상황이야 지금 당장 우리들만의 손으로 어찌 할 수는 없다. 다만 지구상 생명체 중 인간만이 영화 ‘아바타’의 내용처럼 자연환경을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으면 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가마솥더위를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일 터다. 방법은 국가재난관리정보센터, 소방방재청의 예방안전정보 등에 자세히 나와 있다.
폭염 발생 시 한낮의 뜨거운 햇볕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노약자는 야외활동 대신 시원한 장소를 찾아 더위를 피한다. 외출 시에는 가볍고 밝은 색 계통의 얇은 옷을 헐렁하게 입고,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써서 햇볕을 가린다. 피부가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농사일 등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은 평소보다 자주 휴식을 취한다. 탄산·알코올·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는 피하고, 물은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오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연중 가장 무덥다는 대서(大暑)와 중복(中伏)이다. 예부터 대서의 더위는 ‘염소 뿔도 녹인다’는 속담이 있고, 중복 또한 삼복(三伏)중 가장 찜통더위라고 손꼽히는 날이다. 요즘이 농촌에서는 논밭의 김매기, 논밭두렁의 잡초 베기 등 일손이 바쁠 때이기는 하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부귀영화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니 이날만큼은 일손 놓고 인근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앉아 꿈 쫓느라 지친 인생살이 잠시나마 쉬게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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