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없는 지역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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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없는 지역이 되길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6.0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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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멸체계에서 정주기 신호로 환원을 열흘 앞둔 지난달 20일 오후 1시 교사사거리. 길을 걷다 우연히 승합차끼리 접촉사고가 난 것을 목격했다. 차량만 파손됐을 뿐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으로 여기면서 사고 현장에 서있던 인근 상인에게 사고원인에 대해 물었다.
사장님 차량 잘못입니까. 신호등이 잘못된 것입니까. 사장은 “차량 잘못이에요”. 차량 견인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날렸다.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신호등은 잘못 없어요’하고 재차 물으니 말은 않고 등을 돌렸다.
사무실에 들어와 전화 등으로 지인들에게 편하게 질문을 다시 던져보았다. A씨는 “이제 익숙해졌는데, 교통량이 별로고 시간이 더 지나면 괜찮아 질것이라 생각하는 데요.” B씨는 “점멸등 실시로 양보심이 생겼다. 이전엔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쌩하고 달렸지만 여유가 살아났다. 정주기 신호라고 사고가 나지 않느냐”고 반대로 물어왔다.
C씨는 “차량과 신호등 둘 다 잘못이지만..”말을 흐리더니 점멸등을 사고의 주원인으로 들었다. D씨는 “교사사거리와 이평사거리, 동다리사거리 만큼은 점멸등 체계가 맞지 않는다”고 힘을 잔뜻 주었다. 교사사거리에서 사업을 하는 E씨는 “뚝하면 사고였는데 정주기 신로로 환원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신호등으로 환원한 것에 박수를 보냈다.
생각하니 참 어리 섞은 질문을 던졌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지만 지키는 것도 역시 사람이다. 두 가지 모두 소홀히 할 수 없음은 당연지사인데.
작년 7월1일 전국 최초로 전지역 점멸등 운영에 들어갔던 보은경찰서가 시행 11개월만인 어제부터 교사, 이평, 후평 사거리에 대해 점멸등 체계가 아닌 시차제(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 정주기 신호로 원위치 했다. 경찰은 “신호체계가 환원되는 교차로는 교통량도 많고 도로확장구간 등과 맞물려 혼잡이 심한 곳”이라며 “점멸신호체계에 서툰 외지 차량과 보행인 등의 안전한 교차로 통행을 위해 신호를 종전 방식으로 전환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지역 외에도 “주기적인 토론회 실시로 여론을 수렴, 주민들이 바라는 교통경찰상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 나머지 31개 신호구간에 대해서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인명피해란 비싼 대가를 지불했지만 이제라도 관련 단체와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적절한 판단을 내린 이번 경찰의 조치에 환영을 보낸다. 전후 여건상 전환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을 것이란 예상이었지만 무엇보다 목숨을 담보로 한 무모한 질주는 더 이상 진행되어선 안 되기 때문에 잘한 일로 박수를 보낸다.
전지역 점멸등 시행 결과는 불필요한 신호대기로 인한 불편을 없애고 에너지 낭비 등 사회적 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함이란 당초 도입취지와 다르게 나타났다. 점멸등 정책 도입 후 부정하든 안하든 30건의 교차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는 등 적지 않은 사상자가 났다는 점은 시행 이전 239일간의 무사망 진기록에 견줘 누가 봐도 무리한 운영이었음을 증명한 것이나 진배없다. 당분간 점멸등 인식이 뇌리에 박힌 주민들에겐 적지 않은 혼동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디 값진 교훈이 무사고로 승화되길 바란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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